유럽 축구 세리에 A

“Winter Is Coming” 인테르를 위협하는 겨울

얇아진 중원과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스리백 시스템

 

트레블 달성 이후 중원은 인테르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다. 과거 네라주리(인테르의 애칭)에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를 포함해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데얀 스탄코비치 등과 같은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있었지만, 이들이 노쇠하기 시작한 이후 중원이 빠른 속도로 약해졌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테오 코바시치와 얀 음빌라, 조프리 콘도그비아,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등과 같은 젊고 유망한 미드필더들을 영입했지만, 소용없었다. 브로조비치를 제외한 선수들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사실 브로조비치 역시 오랫동안 계륵과 같은 존재였지만,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시절 레지스타-경기 전체의 플레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활동한다. 대표적인 선수로 안드레아 피를로를 예로 들 수 있다-로 역할을 바꾸면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처럼 인테르의 중원 문제는 수비진과 함께 수년 동안 그들을 괴롭혔다. 이번 시즌에는 이런 중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좋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니콜로 바렐라와 스테파노 센시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반기 네라주리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인테르의 중원은 급격하게 약해졌다. 마티아스 베시노와 로베르트 갈리아르디니, 보르하 발레로 등이 있지만, 이들은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베시노인 경우 활동량과 전진성, 그리고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한 방 능력이 있지만,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떨어지는 선수다.

 

갈리아르디니는 이적 첫해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시간을 거듭할수록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콘테가 부임한 이후에는 본인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듯한 모습을 경기에서 자주 보여주고 있다. (갈리아르디니는 콘테 체제에서 ‘메짤라-영어로 ‘하프 윙어’로 알면 된다. 쉽게 말하자면, 기본적으로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되지만, 공격 시에는 측면을 공략하면서 공격에 가담하는 미드필더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레알 마드리드 시절 앙헬 디 마리아를 예로 들 수 있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에 만 35살이 되는 발레로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하락세인 까닭에 경기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떨어졌다. 여기에 나이가 들면 공통으로 찾아오는 기동력 저하가 생기다 보니 상대의 빠른 공격에 취약하다.

 

인테르에는 포그바를 꼭 빼닮은 미드필더 유망주인 루시앵 아구메가 있지만, 콘테는 아직 아구메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 인테르의 중원은 많이 약해졌다. 최소한 라자 나잉골란만 있었어도 이런 문제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콘테가 나잉골란을 방출한 점을 지적했다. (해당 칼럼 보기) 현재 인테르의 중원은 전방에서 다른 미드필더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버텨주거나, 폭넓은 활동량으로 상대 선수들을 위협하면서 동료들이 안정적인 볼 배급을 도울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만 한다. 즉, 피지컬이 좋고 전진성이 강점인 선수가 필요했다.

현재 인테르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나잉골란뿐이었다. 그런데 나잉골란이 떠나면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특히, 중원의 두께가 워낙 얇기 때문에 브로조비치와 바렐라, 센시 등과 같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도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나잉골란은 이번 시즌 임대를 떠난 칼리아리 칼초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에 공헌하고 있지만, 인테르는 중원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챔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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