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④지단의 뛰어난 안목
필자는 이번 복귀가 지단의 완벽한 승리였다고 평가한다. 지난 세 시즌 동안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여름 이적 시장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많아 이 선수의 영입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나 “이 팀은 챔스 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을 갖추고 있다. 영입은 불필요하다”며 이적 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지단이 절실히 원했던 폴 포그바와 킬리앙 음바페를 놓쳐 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단은 조세 무리뉴 감독 이후 처음으로 선수 영입에 관련된 전권을 얻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해서 팀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그 점이 가장 기대된다. 특히, 오랫동안 지적됐던 스포츠 디렉터 역할 부재 문제가 지단의 선임으로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레알의 스포츠 디렉터 자리는 호르헤 발다노 단장이 무리뉴와 불화를 빚어 해고된 이후 지금까지 공석이다. 이제까지 그 역할을 페레즈와 호세 앙헬 산체스 디렉터가 수행했지만, 이들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강점이 있었을 뿐 스포츠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아쉬웠던 이들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지단의 부임으로 이제까지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개선되리라 본다.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바로 지단의 뛰어난 안목이다. 지단은 기술고문 시절부터 선수의 장단점과 잠재력을 보는 능력이 탁월했다. 카림 벤제마와 라파엘 바란, 이스코, 에당 아자르, 그리고 음바페 등이 일찍이 지단의 눈에 들었던 선수들이다. 특히, 음바페는 만 14살이었던 2013년에 지단의 선택을 받아 레알 유소년팀에 입단할 뻔했다. 그만큼 지단이 선수를 보는 눈은 정확하다. 이제 이 놀라운 안목이 빛을 볼 때가 됐다.
지난 9개월 동안 지단은 휴식을 취했다. 그 누구보다 영리한 지단의 특성상 이 기간에 단순히 쉬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팀의 경기를 보면서 새로운 전술을 연구했을 것이고 동시에 수많은 선수를 관찰했을 테다.
또한, 지난 3년 동안 지단이 주어진 환경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했다면, 오는 3년은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본인이 추구하는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다.
지단은 본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를 선호하는 인물이다. 이는 아무래도 선수 시절 본인이 미드필더였다는 점이 결정적인 원인이라 본다. 그러나 안첼로티의 영향을 받으면서 공간 압박과 측면 공략, 중원 장악, 그리고 공격과 수비에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면이 커졌다. 그리고 팀을 개편하는 현시점에서 이런 지단의 전술적 성향이 더욱 짙어지리라 본다. 중요한 것은 이제 누구를 영입하느냐고 그 권한을 지단이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역시나 지단에게 기대하는 바는 바로 그가 ‘지네딘 지단’이기 때문이다. 지단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선수를 사로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였고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챔스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프랑스 선수들에게 지단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페레즈의 발언대로 지단이라면 음바페 같은 프랑스 선수들의 영입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4년 여름 이적 시장 이후 5년 만에 레알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여름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여름을 주도하는 사람은 지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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