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의 산프레체는 리그 초반에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15경기 동안 12승 1무 2패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승점 37점이었던 산프레체와 2위 도쿄와의 승점 차이는 무려 9점이나 됐다.
산프레체의 기세는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시작된 후반기 초반에도 이어졌다. 산프레체는 16라운드부터 22라운드까지 3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선두였던 산프레체와 2위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승점 차이는 8점이나 됐다. 이때만 해도 필자의 지인 중에는 산프레체가 1부 리그 우승에 근접했다고 호언장담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초반에 전력 질주를 하는 구단이 무조건 우승하는 법은 아니다. 4승 5무 9패. 이것은 월드컵 이후 시작된 후반기에서 산프레체가 낸 성적이다. 22라운드 이후 성적만 따지면 산프레체의 승률은 처참하다. 23라운드부터 34라운드까지 산프레체는 2승 2무 8패를 기록했다.
특히, 28라운드에서 감바 오사카의 황의조에게 결승 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던 28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내리 패하며 리그 우승에서 멀어졌다. 결국, J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구단은 산프레체가 아닌 지난 시즌 챔피언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였다.
전반기 산프레체가 보여준 축구는 상당히 조직적이었다. 뛰어난 수비 전술과 최전방 공격수 파트릭 아기아르 올리베이라를 중심으로 이어진 역습 축구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산프레체의 첫 번째 문제는, 전반기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던 수비력이 무너진 점이다. 산프레체는 전반기 15경기 동안 8실점만을 허용했을 정도로 엄청난 수비력을 선보였다. 경기당 평균 실점으로 환산하면 0.53점에 불과하다.
특히, 만 36살의 하야시 타쿠토 골키퍼는 매 경기 엄청난 선방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타쿠토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무려 14회의 클린시트를 기록했을 만큼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산프레체의 수비력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후반기 18경기 동안 27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은 1.5점으로 증가했다. 무실점 경기는 네 번에 그쳤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