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국가대표팀

‘골든보이’들이 ‘벤투호’에서 맡을 역할

벤투 감독은 1월에 2019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월드컵 다음으로 중요한 대회다.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렸지만, 대륙 간 컵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59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겼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9, 10월 A매치 모두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조직력을 극대화하며 벤투 감독의 축구를 이식하기 위함이었다.

 

벤투호 체제 아래 치른 4경기 중 3경기 이상 선발로 나온 선수가 9명이다. 손흥민, 기성용, 남태희, 김영권, 이용은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신임 감독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그러나 11월 A매치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중심 선수들이 빠지면서 자신의 구상대로 선수단을 구성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실험을 선택했다. 그 대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다.

 

황인범, 김문환은 벤투 감독 부임 이래 꾸준히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다. 이진현도 10월 A매치 때 생애 첫 성인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시안게임 멤버 중 이번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선수는 김정민, 나상호다.

 

김정민은 ‘제2의 기성용’이라고 불린다. 수려한 외모, 플레이 스타일 등이 기성용과 닮았다. 아시안게임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잘 성장한다면 아시안컵 이후 은퇴 의사를 피력한 기성용의 잠재적 대체자로 활용할 수 있다.

 

나상호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공격수다. 현재 K리그2 득점 1위다. 2선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다.

 

이들의 선발은 아시안컵 이후를 대비한 포석이다. 벤투 감독은 결과가 중요한 아시안컵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대비한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이강인,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등 꾸준히 성장 중인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줘서 선수단의 신구조화를 기대하고 있다.

 

골든보이들이 당장 11월부터 기회를 잡을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지난 10월 A매치 때 이진현은 1분도 운동장을 밟지 못한 채 소속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기회가 없다고 대표팀 소집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선배들을 보면서 한층 더 기량이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주전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며 팀 분위기 고취에도 도움을 준다.

 

유망주의 발탁을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2002년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대학생 차두리를 발탁했다. 차두리는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엄청난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그리고 10년 넘게 대표팀에 기여하며 오른쪽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대학생 김보경은 대표팀 명단에 올라서 경험을 쌓았고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유망주의 대표팀 발탁이 즉시 전력에는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향후 대표팀을 구상하는 데는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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