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몰락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밀란의 선수단은 약해졌다. 몬톨리보는 2013년부터 마시모 암브로시니를 대신해 밀란의 주장이 됐지만, 그 혼자서 무너지는 팀을 막을 수 없었다. 2013/2014시즌 때 밀란은 부진을 거듭했고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오히려 친정팀 피오렌티나가 리그 4위로 밀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밀란의 몰락은 가속했다. 몬톨리보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서서히 노쇠화가 왔다. 설상가상 2016년 10월에는 십자인대 파열로 장기 결장하면서 기량 저하가 찾아왔다. 이 기간에 몬톨리보를 대신해 팀의 유소년 선수인 마누엘 로카텔리가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2017년은 몬톨리보의 경력에서 전환점이 되는 시기였다. 당시 밀란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가 물러났고 홍콩 자본가인 용홍리가 새로운 구단주가 됐다. 용홍리는 프랭크 케시에와 루카스 비글리아, 레오나르도 보누치 등을 영입하여 전력 보강을 꾀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제 막 팀에 합류한 보누치가 몬톨리보를 대신해 주장이 됐다. 몬톨리보는 “굴러들어온 돌이 바퀸 돌을 뺀다”는 말처럼 순식간에 주장 완장을 빼앗겼다.
그렇다고 밀란이 강팀이 된 것은 아니었다. 거액을 투자했지만, 밀란은 부진을 거듭하면서 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설상가상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부임한 이후 몬톨리보는 사실상 전력 이외의 선수로 밀려났다. 밀란과 계약이 끝나는 지난 시즌에는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몬톨리보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밀란을 떠났다. 그리고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한때 세리에 A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라고 하기에는 끝이 한없이 초라했다.
몬톨리보는 피오렌티나와의 약속을 저버리면서까지 밀란에 합류했다. 그가 원했던 밀란은 카를로 안첼로티 시절처럼 막강한 전력을 갖춘,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팀이었겠지만, 정작 그가 뛴 밀란은 무너져가는 모래성이었다. 한 마디로 몬톨리보와 밀란의 동행은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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