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시대: 콜린 벨 감독은 한국 여자 축구 개혁에 골든벨을 울릴 수 있을까?

꼭 외국인 지도자만 개혁을 일으키고, 침체된 여자 축구를 일으키고, 잘못되어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 다만, 이미 한 국내 지도자가 ‘폭행’이라는 시대를 역행하는 행동으로 자진사퇴를 했고, 또 타 국내 지도자들의 행보들도 그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후문이 들려오는 시점에서, 선진화된 기반이 구축된 환경을 경험한 콜린 벨 감독의 선임은 한국 여자 축구 문화에 충분히 흥미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여민지 및 지소연 같이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플레이어의 탄생으로 꿈꾼 황금세대의 성인 무대 활약을 월드컵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그들의 커리어 중 가장 빛나고, 사람들에게 기억을 남긴 대회가 청소년 무대(2010 피파 U-17 월드컵 우승 및 2010 피파 U-20 월드컵 3위)라는 점은 다시 한번, 유소녀부터 성인 레벨까지의 단계별 성장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는 또 제시해줄 수 있는, 지도자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그렇기에, 독일 유스팀, 여자팀 및 타 국가의 대표팀을 경험했던 콜린 벨 감독의 선임이 더욱 반갑다. 아직 그에 대해 어떠한 평가도 할 수 없지만, 그의 배경과 이력은 충분히 우리가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해 볼만 하다. 그의 존재가, 당장 대표팀의 성적이 아닌, 프로리그 하나 없는 우리 여자 축구에, 또, 현실적인 문제로 축구보다는 농구나 배구를 선택하게 되는 우리 사회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콜린 벨 감독은 12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으로 한국 여성 A매치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벤투 감독을 향해 팬들이 무차별적 비난이 아닌 다음 대회를 위한 비판과 조언을 하였던 것처럼, 팬들의 성숙한 문화 또한 요구되는 시점이다.

 

[사진 출처=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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