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발전 가능성이 큰 피지컬과 다양한 킥 기술
일반적으로 선수의 신체 능력을 평가할 때 많은 사람이 주로 골격이나, 근력, 신장, 주력, 점프력 등을 거론한다. 이는 필자도 마찬가지.
에스포시토 역시 만 17살이 됐지만, 또래들보다 근력과 신장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타고난 골격 자체는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수준은 아니다. 점프력 역시 좋기에 제공권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주력이 아쉽다는 게 그의 가장 큰 결점 중 하나가 되겠지만, 상술했던 그의 장점들이 주력 부분의 약점을 보완해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지난 프리 시즌에서 많은 이들이 봤던 것처럼 여전히 에스포시토의 피지컬은 당장 1군에서 통하기는 어렵다. 그가 1군 무대에 완전히 안착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지컬적인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가 이런 부분에서 빠른 발전을 거듭해왔기에 이는 큰 문제점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에스포시토의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따로 있다. 바로 그의 바디 밸런스와 킥 력이다. 에스포시토는 만 17살이라고 하기에 믿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바디 밸런스를 가졌다. 이는 그에게 엄청난 축복이다. 강력한 바디 밸런스를 바탕으로 상하체의 힘을 온전히 공에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디 밸런스가 안정적인 선수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대다수의 공격수가 무게 중심이 위쪽으로 쏠려 있는 탓에 하체의 힘을 안정적으로 공에 실을 수 없다. 특히, 낮은 자세로 슈팅을 할 때 넘어지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에스포시토는 다르다. 그는 매우 어려운 자세에서도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격수다. 이게 가능한 선수는 정말 흔치 않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바디 밸런스를 갖춘 선수일수록 상하체의 힘을 공에 온전히 실을 수 있기에 강력한 슈팅을 구사할 수 있다.
에스포시토의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 게 바로 이 킥력이다. 에스포시토는 해리 케인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연상시킬 정도로 다양한 킥 기술력을 구사할 수 있는 공격수다. 특히, 그는 프리킥에 강하다. 어쩌면 프리킥 스페셜리스트가 될지도 모른다.
아마 이번 대회에서도 에스포시토가 전담 프리 키커와 코너 키커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소한 동 나이대 선수 중 킥에서만큼은 지금 에스포시토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 어쩌면 이번 대회에서 에스포시토는 프리킥으로 놀라운 장면들을 여러 차례 연출할 것이다.
물론, 필자 개인적으로 에스포시토에게 우려하는 점이 두 가지 정도 있다. 그가 아직 만 17살 밖에 안 됐기에 키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공격수들은 키가 클수록 좋다고 하지만, 에스포시토는 키가 더 자라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지금보다 키가 더 커진다면, 그의 최대 장점인 바디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에 지금과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기 어렵다. 에스포시토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1군 출전 시간도 있지만, 동시에 그의 신장이 얼마나 성장하느냐다.
또 다른 점은 바로 골문 앞에서 곧바로 슈팅하기보다 한 번 접고 슈팅하는 버릇이다. 이는 아무래도 어린 시절 인터 밀란에서 뛰었던 디에고 밀리토의 플레이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선수 시절 밀리토는 골문 앞에서 상대를 제치고 한 번 접고 슈팅하는 플레이에 강점이 있었는데, 에스포시토 역시 이런 성향이 강하다.
물론, 유소년 무대에서는 이런 접고 슈팅하는 플레이가 통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인 무대에서는 이런 플레이는 가능하면 자제하는 게 좋다. 오늘날 현대 축구는 상대 수비수들이 수비라인을 촘촘하게 형성하거나, 강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 번 접고 슈팅할 경우 슈팅 정확도나 타이밍에 문제가 생길 위험성이 있다. 세바스티아노 에스포시토의 이런 버릇이 그에게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을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