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측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줄어든 벤제마
지네딘 지단 감독은 2015/2016시즌에 레알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고민에 빠졌다. 바로 BBC 라인의 활용 문제였다.
필자는 호날두가 본격적으로 노쇠하기 시작했던 시점을 2014/2015시즌 후반기로 보고 있다. 그리고 2015/2016시즌은 ‘호날두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라고 생각됐을 만큼 경기력에 미쳤던 영향력이나, 골 결정력 부분에서 아쉬움을 보여줬던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호날두는 몰아치는 성향이 강했다. 여기에 2014년 무릎 부상 이후 활동 폭이라든가, 경기에 관여하는 영향력이 점차 떨어졌다. 반대로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은 당시 정점을 찍고 있었다. 이 두 선수는 전임 감독인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체제 하에 더 많은 득점을 넣거나, 전술적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지단은 호날두가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호날두는 분명 노쇠하고 있었지만,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지단은 BBC 라인의 역할과 중원과 수비진에 걸쳐 전체적인 역할 변화를 줬다. 호날두는 좀 더 중앙에서 움직이면서 그의 강점인 오프 더 볼 능력을 극대화했다. 사실상 호날두는 ‘포처’나 다름없었다. 측면에서 경기에 관여하는 부분은 그의 파트너인 마르셀로와 벤제마가 부담했다.
실제로 이 시기에 레알 경기를 다시 보면 벤제마는 주로 중앙보다 왼쪽 측면에서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다.
무릎 부상 이후 돌파 능력이 떨어진 호날두와 달리 벤제마는 여전히 드리블을 비롯한 기술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다. 특히,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만큼 호날두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주기적으로 왼쪽 측면과 중앙으로 위치를 변경하는 모습이 많았다.
그러나 호날두가 떠난 이후 벤제마가 예전보다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 자체는 줄어들었다. 이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존재가 결정적이다. 전임 감독인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인 경우 측면을 넓게 벌리되 다소 고전적인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배치했는데, 비니시우스와 벤제마가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왼쪽 측면에 배치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여러 번 선보였다. 이에 따라 측면에서 벤제마가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그만큼 벤제마가 중앙에서 움직이는 시간이 늘어났고 동시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움직이는 시간도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