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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와 호날두는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지난 26일 필자의 지인들은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 경기를 보기 위해 거액을 썼다.

 

한 명은 녹록지 않은 경제 사정에도 자신의 우상이었던 선수를 보기 위해 모처럼 거액의 티켓을 샀다. 한 명은 아들이 한 선수를 너무 좋아해서 그 선수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냐며 지방에서 올라왔다. 한 명은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경했다.

 

이들 중 유벤투스를 응원하는 팬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그저 단 한 명의 선수를 좋아했을 뿐이고, 그 선수를 보기 위해 거액을 썼다. 그 선수는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그러나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됐음에도 호날두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10분 정도는 뛰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음에도 피치 위에 올라서지 않았다. 하다못해 워밍업이라도 할 줄 알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 이후, 그리고 그다음 날 필자는 호날두를 볼 줄 알았던 지인들과 통화했다. 한 명은 통화 내내 울먹거렸다. 한 명은 “아들이 호날두를 좋아해서 이번에 큰마음 먹고 돈 썼는데 나오지 않아서 울더라. 내가 다 미안해서 뭐라고 말을 못 하겠다. 아버지가 된 사람으로서 진짜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침울해했다. 한 명은 통화 내내 호날두를 욕했다.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지급해야 할 위약금은 그들에게는 매우 적은 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짓밟은 팬들의 꿈과 희망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해줄 수 없다.

 

이날 경기를 보러온 사람들 대부분이 오랫동안 호날두를 좋아했고 그에게 애정을 느꼈다. 이들은 그저 호날두를 보기 위해 비싼 티켓을 샀다. 직장인들은 연차를 냈을 것이다. 특히, 이날은 비가 내려 매우 습했고 여름철이었기에 매우 후덥지근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저 호날두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지각하여 경기가 약 1시간 정도 지연됐지만, 호날두를 보면 괜찮다고 생각하며 참았다. 그러나 그들이 얻은 것은 호날두의 경기가 아닌 슬픔과 배신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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