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공격과 수비에서 차지하는 라모스의 전술적 가치

토니 크로스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마르셀로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 공격 전개의 핵심이다

공격 전개의 핵심이자 넓은 수비

 

필자가 조만간 발행할 세르히오 레길론과 마르코스 요렌테에 대해 다룰 칼럼에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왼쪽은 레알의 핵심이다. 그리고 라모스는 주로 왼쪽 센터백 자리에 배치된다. 왼쪽은 레알의 ‘생명 줄’이다.

 

왼쪽에 배치되는 선수들은 라모스만 있는 게 아니다. 마르셀로와 토니 크로스도 왼쪽에서 뛴다. 이스코도 왼쪽에서 본인의 기량이 극대화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 고에즈 같은 선수들도 주로 왼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레알에서 뛰었던 호날두도 주로 왼쪽에 배치됐다.

 

당신이 레알의 경기를 즐겨본다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간파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왼쪽은 레알의 공격 전개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리고 라모스는 그 공격 전개를 시작하는 시발점이다.

 

레알의 빌드업을 주도하는 선수는 크로스와 마르셀로다. 크로스가 타고난 기술력과 시야, 리딩 능력, 그리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이끄는 유형의 미드필더라면, 마르셀로는 브라질 선수 특유의 기술력과 플레이 메이킹 능력, 그리고 동료들과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유형의 풀백이다.

 

그러나 후방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선수는 크로스도 마르셀로도 아닌 라모스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정확한 패스가 강점인 라모스가 빌드업을 시도할 때 크로스와 마르셀로도 빠르게 하프라인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이들 셋이 공을 주고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한다.

 

하프라인을 넘어서면 주로 크로스와 마르셀로가 공격을 전개하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라모스 본인이 하프라인을 넘어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함으로써 공격 전술에 다양성을 안겨준다.

 

하지만 라모스가 왼쪽에 배치되는 이유는 단순히 공격 전개에만 있지 않다. 바로 수비다. 크로스와 마르셀로 모두 수비 범위가 넓거나, 수비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은 아니다.

 

크로스는 발이 느리고 수비적인 기술력이 떨어지는 선수이기에 역습 상황에서 약점을 여러 차례 노출한다. 특히, 최근에 많은 감독이 발이 빠른 선수들로 크로스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크로스는 본인의 타고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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