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공격과 수비에서 차지하는 라모스의 전술적 가치

적극적인 몸싸움이 주는 전술적 이득

 

라모스와 페페처럼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는 수비수들은 많은 사람에게 ‘거친 플레이를 한다’고 비판받는다. 그러나 동료들 입장에서 이러한 라모스의 거친 수비는 전술적으로 많은 것을 안겨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적극적인 몸싸움은 전술적으로 크게 세 가지를 안겨줄 수 있다. 첫 번째, 상대의 강한 압박을 일차적으로 저지함으로써 상대의 전방 압박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수비수가 적극적으로 상대와 경합하면, 압박의 강도는 물론이고 패스의 정확도 역시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라모스가 출전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레알의 경기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상대의 전방 압박 강도다. 라모스는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 그리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바탕으로 상대의 압박을 약화하는 데 최적화된 수비수다.

 

그러나 라모스가 없을 때 출전하는 라파엘 바란과 나초 페르난데스 등은 이와 다소 거리가 먼 수비수들이다. 그렇기에 라모스가 아닌, 이 두 선수가 출전했을 때 레알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상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안겨주는 것이다. 축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오늘날 선수들이 피지컬적으로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많은 선수가 상대와 몸싸움에서 고전하는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공격수들인 경우 상대 선수들과 경합해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많은 선수가 웬만해서는 몸싸움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라모스처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가져가는 선수들이 있다면, 상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세 번째, 상대에 의도치 않은 변수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앞에서 설명했듯이 적극적인 몸싸움을 할수록 상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리고 감독은 본래 본인이 계획했던 전술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술을 수정할 경우 본래 계획했던 전술 자체를 수정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를 더 어렵게 가져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라모스의 적극적인 몸싸움이 레알에 무조건 이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한다는 말은 그만큼 불필요한 파울이나, 카드를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이는 추후 변수로 작용하곤 한다. 실제로 레알은 라모스의 이러한 플레이 성향 때문에 엘 클라시코에서 고전한 적이 많았다.

 

이러한 라모스의 성향 때문에 필자는 그를 가장 과대평가 받는 수비수이자, 동시에 가장 과소평가 받는 수비수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어쨌든 수비수는 안정감을 최우선시하는 포지션이니까.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확실하게 해야 하는 점은 수비하는 방식은 선수들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그리고 라모스의 수비 방식은 분명 많은 위험성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많은 이득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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