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보고 필자는 상당히 기대했지만,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본인만의 확고한 개성을 가졌거나, 팀의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특출난 재능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유소년 대회를 자주 보는 이유는 전술이나, 이런 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특별한 재능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유소년 대회는 어디까지나 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 재능을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대회지 얼마나 잘 공부했고 어떤 전술을 구사하는지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대회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후자의 느낌이 너무 강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U-17 청소년 대회에서 필자가 반한 선수들로는 프랑스의 아민 구이리와 야친 아들리, 잉글랜드의 필 포덴, 제이든 산초, 에밀 스미스 로우, 칼럼 허드슨-오도이,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링콘, 알랑 소우자, 가브리엘 브라장, 독일의 얀 피에테-아르프, 스페인의 세사르 헤라베르트와 세르히오 고메스, 빅토르 추스트 등과 같은 이들이었다.
이들은 팀의 전술이 좋든, 그렇지 않든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개성만으로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들을 ‘황금 세대’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크게 기억나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선수들이 좋은 교육을 받았고 그만큼 신체적인 부분에서 발전을 거듭했지만, 오히려 개성이 죽었다.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주로 정해진 시스템에서 맹활약했을 뿐이다. 정해진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또한, 요즘 선수들은 체계적인 식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 어린 나이임에도 성인의 몸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선수가 믿기지 않은 신체 조건을 자랑했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 경기를 보면서 필자는 매우 깜짝 놀랐는데, 일부 선수들은 성인 무대에 갖다 놓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인한 신체를 가졌다.
필자는 이런 변화가 선수들의 1군 데뷔 시기를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전술적 수행 능력이 좋더라도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1군 데뷔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체계적인 전술 교육과 웨이트 트레이닝의 발전 등 교육적인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예전 선수들보다 1군 진입 속도가 빨라졌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몇몇은 머잖아 1군에 승격될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UEFA 공식 홈페이지,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