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결국, 프로 세계에서 중요한 건 우승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은 최근 이적을 선언했다

최근 이런 흐름은 축구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UEFA 챔피언스 리그를 비롯해 우승 경력이 중요해지면서 많은 선수가 이적을 원한다. 최근에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진 선수들로는 에당 아자르와 폴 포그바, 그리고 앙투안 그리즈만 등을 뽑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챔스 우승과 거리가 멀다. 특히, 에당 아자르와 앙투안 그리즈만은 이제까지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밝히며 매번 충성을 맹세했지만, 최근에 이적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적하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 역시 구단의 야망을 보겠다며 상황에 따라 미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을 보고 우리는 단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프로 세계에서 중요한 건 결국 우승이라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감독과 선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연봉과 우승 경력이다. 특히, 얼마나 많은 우승을 차지했느냐가 이들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임을 무시할 수 없다. 후세에 남는 것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느냐니까. 여기에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의 가치도 중요해졌다.

 

오늘날에도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펠레, 요한 크루이프, 프란츠 베켄바워, 디에고 마라도나, 지네딘 지단 등과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그들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놓는 이유는 이들이 선수 시절 차지했던 우승과 수상 경력이 거대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이들이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점도 크다)

 

2009년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가 전무후무한 6관왕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달성한 이후 우승이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세 무리뉴 감독의 인터 밀란과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바르사가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그 어떤 대회보다 챔스 우승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졌다.

 

챔스는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모이는 대회다. 이곳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팀이 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루카 모드리치가 챔스에서 우승한 덕분에 발롱도르를 차지하게 됐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2007년 수상자인 카카 이후 챔스 우승을 차지하지 않은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은 사례는 2010년 메시와 2013년 호날두뿐이다. 즉, 챔스에서 우승한 선수가 발롱도르의 주인인 셈이다.

 

과거에는 리그 우승만 차지해도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평가받았다. 필자가 중학생이었던 2008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챔스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실패한 시즌이라는 평가 자체를 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 같은 구단들은 챔스 우승에 실패하면 리그 우승에 성공해도 실패한 시즌이라고 평가받는다. 반대로 리그 우승에 실패해도 챔스 우승에 성공하면 위대한 시즌이라고 불린다.

 

그렇다고 리그 우승의 가치를 평가 절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여전히 리그 우승 가치는 중요하다. 가령 케인이나 모하메드 살라가 매 시즌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이들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 0회에 그친다면, 후세에도 지금처럼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후세에 어떤 기준으로 선수를 평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과거 선수들을 평가하는 데 있어, 그들의 우승 경력을 보듯이 후세에도 지금 선수들의 우승 경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축구 같은 구기 종목은 선수 개인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이 거둔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쳐도 우승하지 못하면 후세에 “좋은 선수였지만,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라는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우승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그들은 어린 시절 자신들이 봤던 우상들처럼 위대한 선수가 되기를 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승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우승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선수들은 구단에 야망을 요구하거나, 우승하기 쉬운 팀으로 이적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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