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지금의 상황은 이카르디 부부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의 상황은 이카르디 부부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면 불리하지, 유리하지 않다. 여기서 문제시되는 것은 로페즈와의 불륜 사건이 아니다. 완다가 전략 자체를 너무 잘못 짜고 나왔던 점이 크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14/2015시즌부터 꾸준하게 이카르디 이적에 연결됐던 대표적인 팀이다. 해당 시즌 종료 이후 이카르디 영입을 추진했지만, 선수가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이후에도 로스 블랑코스는 장기적인 9번 공격수로 이카르디를 주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카르디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완다의 일 처리 방식을 꺼려했던 까닭이다.
이들 빅 클럽들이 완다의 일 처리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유는 최근 에이전트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축구계는 제스티푸테의 조르제 멘데스와 미노 라이올라를 비롯한 슈퍼 에이전트들의 입김이 매우 강해졌다. 이런 슈퍼 에이전트들의 존재는 경기 내외적으로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면, 이들 슈퍼 에이전트들은 언론을 활용해 자신들이 협상에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발언을 하거나, 이제까지 숨겨왔던 사건들을 터트린다.
그나마 멘데스나 라이올라는 재계약 시기나, 이적 시장 때가 아니면 가능한 한 조용히 있다. 그런데 완다는 아니다. 그녀는 이탈리아 언론들과 잦은 인터뷰로 인테르를 피곤하게 했다. 급기야는 TV쇼인 ‘티키타카’에 출연해 구단의 재계약 문제나, 선수들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문제는, 그녀의 일 처리 방식을 좋아하는 구단은 없다.
미국 스포츠야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이 큰 탓에 완다의 이런 일 방식은 조금 시끄럽게 여겨질 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 축구계는 다르다. 유럽은 구단주와 회장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에 팀에 문제가 될 것 같은 선수들은 꺼리는 성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제스티푸테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레알의 페레즈는 최근 제스티푸테 소속 선수들이 탈세 혐의를 일으키자 조르제 멘데스와 관계를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에이전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자 하는 게 오늘날 빅 클럽들인데, 완다의 방식은 빅 클럽들이 좋아할 법한 방식이 아니다.
또한, 완다는 인테르의 전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반면, 남편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그동안 이카르디가 인테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까닭에 그녀는 남편 없이 네라주리가 돌아갈 수 없다고 착각한 듯하다. 그러나 지금 인테르는 오히려 이카르디가 빠지자 더 짜임새 있는 팀이 됐고 보다 다양한 공격 전개를 추구할 수 있게 됐다. 결정적으로 이카르디와 불화설이 났던 이반 페리시치가 서서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수인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도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