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단 한 명의 선수 영입도 하지 않은 토트넘, 선수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쨌든 이번 시즌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의 방식은 아예 통하지 않았다. 빈센트 얀센 등을 포함해 매각 대상에 올려놨던 선수들은 쉽게 매각되지 않았다. 여기에 새로운 구장 문제까지 겹쳤다. 결국, 토트넘은 다른 구단들보다 돈을 신중하게 쓸 수밖에 없는데, 오늘날 이적 시장은 토트넘 같은 구단이 감당할 수 없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체제’다.

 

오늘날 축구계는 외국 자본 유입과 거액의 중계료 계약으로 자본이 넉넉해진 구단들이 많다. 특히, 프리미어 리그는 자본의 규모가 다른 리그보다 크기에 돈이 급하지 않은 팀들이 많다. 선수가 이적을 원해도 구단이 매각하지 않기로 하면 이적이 성사되지 않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선수를 영입하려면 다른 구단이 만족할 만한 거래를 끌어내야만 하는데, 거액을 지출하지 않으면 선수 영입은 정말 어렵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같은 클럽마저도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시대다.

 

이제까지 토트넘은 이적 시장 막판에 더욱 저렴한 이적료로 선수를 영입해왔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토트넘에 주어지는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여기에 오늘날 많은 구단은 젊고 재능 있는 10대 선수들 영입을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동안 토트넘의 자랑거리였던 장기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일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제 10대 유망주들의 몸값은 더욱 천정부지로 뛸 것이고 시장 자체가 토트넘에 영입 전략을 바꾸라고 강요하고 있다.

 

선수 영입은 단순히 전력 보강이라는 하나의 제스처라고 보기 어렵다. 선수를 영입하여 감독과 선수들에게 구단의 야망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존 선수단에 경쟁심을 유발함으로써 상호 간의 발전으로 이끌어나가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토트넘은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선수 영입을 하지 않은 대신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라는 핑계를 ‘철학’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번지르르하게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구단의 야망과 거리가 멀다. 토트넘이 지금처럼 전력 보강에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감독과 선수들도 구단의 야망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토트넘의 핵심 선수들은 대부분 92년과 93년생 선수들이다. 올해 만 26살과 만 27살이 된다. 우승할 기회와 거액의 연봉을 손에 쥘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일관된 이적 시장은 선수들에게 조급함을 줄 수밖에 없다.

페이지 2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