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다른 팀이 데려가기 전에 빨리!’ 과열되는 유망주 시장

많은 구단이 유망주 영입에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동안 이적 시장을 주도했던 대상은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빅 클럽들이었다. 하지만 국외 자본 유입과 엄청난 중계료 계약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단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중하위권 팀들도 좋은 선수들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는 레알과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등과 같은 전통 명문 구단들에 “너희들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경고나 다름없었다. 이들은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만 했다.

 

좋은 선수들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지만, 이들을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의 숫자는 계속해서 느는 중이다. 결국, 전통 명문 구단들이 선택한 생존 수단은 그동안 중하위권 구단들의 생존 수단이었던 유망주 영입 정책이었다.

 

축구가 비즈니스적인 관점이 커지고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우승 경쟁을 다투는 구단들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많은 구단이 자신들의 핵심 선수를 시장에 내놓지 않게 됐다. 그리고 빅 클럽들은 자신들의 경영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이들은 단기간에 우승을 노리는 팀을 만들기보다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팀을 꾸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일부 빅 클럽들은 전 세계의 촉망받는 유망주들을 선점했다.

 

유망주들의 장점은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전성기는 만 25살부터 31살까지다.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영입하면 약 10년 가까이 쓸 수 있다. 특히, 유망주가 기대만큼 잘 성장한다면 경제적인 손실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은 일찌감치 구단의 철학을 이해함과 동시에 조직력을 쌓는 데 유리하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수 본인이 구단이 필요한 철학을 빠르게 습득함과 동시에 경쟁자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승리한 유망주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구단의 향후 10년을 이끌 수 있다. 특히, 막대한 자본으로 구단의 재정이 넉넉해진 만큼, 먹이 사슬의 최상위권에 위치한 빅 클럽들은 잘 키운 선수를 내보낼 이유가 없다. 잘 키운 유망주 1명이 구단의 10년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선수들은 구단의 중요한 자산이다. 선수는 구단이 곧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이나 매물로 변할 수 있다. 유망주들도 마찬가지다. 미리 선점해놓으면 그 선수는 구단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자원이나 다름없다.

 

특히, 10대 유망주들은 3년 후에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어도 여전히 20대 초반이다. 즉,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기에 그 점을 높이 평가한 다른 구단이 해당 선수 영입에 뛰어들 수 있다. 그만큼 오늘날 축구 시장에서 선수를 데려오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3년 전 10대 유망주 영입에 거액을 투자했던 구단은 원금 회수도 노려볼 수 있다.

페이지 2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