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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PK 실축…대표팀, 사우디 상대로 유효 슈팅 0개 기록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전은 대한민국 대표팀에 숙제를 남겼다.

 

대표팀은 1일 (한국 시간) 아랍 에미리트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친선전을 치렀다. 이날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임 이래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을 들고나왔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고 권경원과 김영권, 김민재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황희찬과 기성용, 정우영, 이용이 허리 라인에 배치됐으며, 황인범과 이청용, 그리고 황의조가 공격진을 꾸렸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에 기회를 잡았다. 전반 13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전반 32분 황희찬이 황의조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줬지만, 슈팅은 골문 옆으로 벗어났다. 황의조는 전반 42분 아크 주변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빗나갔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전에 황인범 대신 이재성과 구자철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포메이션 역시 3-4-2-1에서 4-2-3-1로 바꿨다. 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34분 기성용이 페널티 킥을 얻어냈으나, 슈팅은 그대로 골문 옆으로 향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대표팀은 볼 점유율에서나 슈팅 숫자에서 사우디에 밀렸다. 49%의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총 8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중 유효 슈팅으로 연결된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반면, 사우디는 51%의 볼 점유율을 앞세우며 11개의 슈팅을 때렸다. 이 중에서 4개가 유효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번 경기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을 사용했기에 선수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점이 크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주로 포백 시스템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했다. 과거 신태용 감독 시절 스리백 시스템도 사용했던 대표팀이지만,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어느덧 넉 달이 넘었다. 그만큼 선수단 구성이나 역할 등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에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핵심 선수인 손흥민의 부재도 있다. 그동안 벤투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은 꾸준하게 선발 출전하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팀 전술의 핵심인 손흥민의 공백을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만 한다.

 

대표팀은 오는 7일과 12일에 예정된 필리핀전과 키르기스스탄전을 손흥민 없이 치른다. 빠르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객관적인 전력은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보다 우위에 있지만, 공은 둥글다.

 

또한, K리그와 J리그 출신 선수들이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두 리그 모두 작년 12월 초에 일정이 끝났다. 그만큼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나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

 

사우디전은 결과 여부를 떠나서 대표팀에 많은 숙제를 안겨준 경기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사진 출처=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