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시대의 라이벌’ 앙리와 판 니스텔로이

마지막 대결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앙리와 판 니스텔로이의 맞대결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두 전설적인 공격수의 득점왕 경쟁은 서서히 그 막을 내리고 있었다. 2005/2006시즌 프리미어 리그. 두 선수는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당시 판 니스텔로이는 지난 시즌 입었던 장기 부상의 여파로 기량이 조금씩 하락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골 결정력은 여전했다. 그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리그 9경기 동안 9득점을 성공했을 만큼 엄청난 골 결정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에서 판 니스텔로이의 입지가 조금씩 흔들렸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본인의 골 결정력을 극대화했던 포처인 판 니스텔로이는 득점 욕심이 상당했다. 그는 지나친 드리블 돌파로 패스 타이밍을 놓쳤던 호날두에 대해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당시 맨유는 호날두와 웨인 루니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고 있었기에 기량이 점차 하락했던 판 니스텔로이의 중요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파트릭 비에라가 떠난 이후 아스널의 주장이 된 앙리는 리그 초반 11경기 중 6경기를 결장했지만,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비록 중원의 핵심이자 뛰어난 리더십을 갖췄던 비에라의 이적과 피레와 베르캄프 등의 노쇠화로 팀 전력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지만, 앙리의 활약은 대단했다.

 

마지막에 웃은 자는 앙리였다. 팀 순위는 맨유가 리그 2위로 4위였던 아스널보다 높았지만, 판 니스텔로이는 35경기 동안 21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그쳤다. 앙리는 32경기 동안 27득점 8도움을 성공하며 3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한, 선수 경력 내내 챔스 결승전에 진출해본 적이 없었던 판 니스텔로이와 달리 앙리는 이때 처음으로 챔스 결승전에 진출했다. 비록 FC 바르셀로나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말이다.

 

그렇게 프리미어 리그에서 두 선수의 마지막 득점왕 경쟁은 앙리의 승리로 끝났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더는 증명할 것이 없었던 두 선수는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그리고 그곳은 스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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