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베일레스 카르바할레스 정책’, 이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

허점이 많은 레알의 장기적인 계획

 

레알은 지난 2015년에 마르틴 외데가르드와 마르코 아센시오, 헤수스 바예호 등을 영입했던 것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유망주 선점 정책을 펼쳤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 고에즈 같은 선수들에게는 만 20살이 되지 않았음에도 약 9,000만 유로(약 1,158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하기도 했다. 지금도 로스 블랑코스는 전 세계의 유망주들을 관찰하고 있고 이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레알이 보여주는 자세는 명확하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1군에서 유소년 선수들의 기여를 잊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며칠 전 내가 훌륭한 선수들로 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하고 있다. 오드리오솔라가 그중 한 명이고 비니시우스 또한 그렇다”라고 선언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발언대로 지금 레알은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팀이 됐다.

 

그러나 레알의 이런 유망주 선점 정책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유망주를 무계획적으로 선점만 하기만 할 뿐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를 영입해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부분이나, 이들을 육성하는 계획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아쉽다.

 

분명히 유망주를 선점해 놓으면 다른 팀보다 많은 걸 시도할 수 있고 장기적인 팀 운영에 유리하다. 그러나 사놓기만 하고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거나, 어떻게 육성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거액의 이적료를 지출해서 선점하는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1군과 마찬가지로 유소년팀에서도 문제다. 카데테 B의 공격수 이스라엘 살라가 큰 기대를 모으며 후베닐 C로 월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2003년생으로 너무 어리다. 살라를 1군에서 보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유망주와 공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이 선수가 향후 얼마나 성장할지를 장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점이 중요한데, 아직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올림피크 리옹의 아민 구이리와 CR 플라멩구의 링콘, 산투스 FC의 유리 알베르토가 레알 이적에 연결됐지만, 그 누구도 로스 블랑코스의 하얀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레알이 영입하는 유망주들은 대부분 미드필더나 측면 공격수다. 공교롭게도 이 자리는 1군이나 유소년팀 할 것 없이 포화 상태다. 정작 보강해야 할 곳을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 로스 블랑코스 경영진은 선수들에게 그저 “너희들이 경쟁해서 살아남아” 같은 과제만 던지고만 있다. 이런 식으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어린 선수들을 선점하고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서 살아남은 선수들이 1군에 안착하는 그림은 분명 보기 좋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이 이런 장기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1군에서 성공하는 유망주들이 있어야 선수들을 계속 영입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1군에 안착하는 선수가 없다면,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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