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해외파 선수들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 된다

최근 대한민국은 발렌시아 CF의 유소년 선수인 이강인 기사가 매일 나온다. 네이버 스포츠에 들어가면, 이강인에 관련된 기사가 꼭 1개씩은 있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강인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다. 동시에 축구계와 언론이 박지성이나 손흥민 같은 스타의 등장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축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도 줄어드는 상황이기에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스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자 역시 대한민국 국민 이전에 한 명의 축구 팬으로서 이강인의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이강인이 여전히 18살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응원과 관심이 선수에게 힘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적대 세력을 낳는 법이다. 때로는 선수에게 엄청난 압박감이 되곤 한다.

 

또한, 스포츠계에서는 르브론과 하퍼처럼 자신을 둘러싼 압박감을 떨쳐내고 슈퍼스타가 된 선수들 있는가 하면, 이를 극복하지 못한 수많은 기대주가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인 경우 이산과 권집, 임규혁, 어경준, 강진욱, 정인성, 김우홍처럼 큰 기대를 모으며 해외 리그에 도전했다가 자리를 잡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손흥민처럼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신체적인 조건에서 유럽인들에게 밀리는 동양인이 유럽 리그에서 성공하는 건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강인은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너무 어린 선수다. 유소년 리그에서 잘하던 선수가 1군에서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평범한 선수가 되는가 하면, 유소년 리그에서는 그저 그랬던 선수가 오히려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낼 정도로 어린 선수는 늘 변수가 있다. 즉, 앞으로 이강인이 어떤 선수가 될지 모른다.

 

만약 선수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면, 그때 언론과 사람들은 그의 실패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을 테다. 그저 ‘비운의 천재’ 혹은 ‘한때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구만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세계에는 너무 많은 비운의 천재들이 있었다. 진짜 ‘천재’에 도달한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 축구계는 물론 현대 사회는 비운의 천재들에게 호의적이지 못하다.

 

선수에 대한 관심과 뜨거운 응원 자체는 좋다. 이 세계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관심을 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특히, 팬들의 격려가 필요한 프로 선수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의 성의를 마다할 선수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 출처=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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