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영웅에서 역적이 되다
1994년 7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패서디나에 위치한 로즈 볼. 바조를 앞세운 이탈리아의 상대는 호마리우와 베베토를 앞세운 브라질이었다.
이 경기는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경기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로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막강한 공격진을 앞세운 삼바 군단은 계속해서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두들겼다. 이에 자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바레시와 말디니를 앞세운 이탈리아는 브라질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아주리 군단은 계속해서 최전방에 위치한 바조에게 공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브라질 수비 역시 막강했기에 바조에게 많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지만, 두 팀 모두 1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최종 승자는 승부차기로 가려지게 됐다.
두 팀 모두 첫 번째 키커인 바레시와 마르시오 산투스가 실축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그다음으로 나선 키커인 호마리우와 브랑코, 둥가가 모두 성공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네 번째 키커인 마사로마저 실축했다. 2:3으로 뒤처진 이탈리아가 계속해서 승부차기를 이어가려면 마지막 키커인 바조가 성공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