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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전 오늘, 이탈리아의 ‘영웅’이 ‘역적’이 됐던 날 (영상)

우리에게는 위대한 바조가 있다

 

그러나 바조의 발끝은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부터 뜨거워졌다. 아주리 군단은 전반 25분 만에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내줬다. 이탈리아는 계속해서 동점을 노렸지만, 나이지리아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설상가상 지안프랑코 졸라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까지 겹쳤다.

 

그렇게 마지막 희망이 꺼져가던 순간, 경기 종료 직전 바조의 발끝에서 동점 골이 나왔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페널티 킥을 얻어낸 이탈리아는 바조의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도 바조의 발끝은 식지 않았다. 두 팀은 전후반에 걸쳐 각각 1골씩 주고받았다. 바조는 지난 나이지리아전에 이어 스페인전에서도 후반 43분에 극적인 득점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불가리아와의 4강전에서는 전반 21분과 25분에 득점해 조국 이탈리아에 2:1 승리와 동시에 결승전 진출을 안겨줬다. 이 대회에서 바조 이외에 이탈리아를 위해 득점한 선수는 디노 바조와 다니엘레 마사로뿐이었다.

 

이처럼 조별 리그까지만 해도 비판을 면치 못했던 바조였지만, 이탈리아는 그의 맹활약 덕분에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바조가 없었다면 이탈리아는 결승전은커녕 16강에서 나이지리아에 패해 탈락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바조는 이탈리아의 영웅이었다. 이제까지 바조를 향한 비판은 온갖 찬사와 칭송으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운명은 이탈리아의 영웅을 역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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