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④탈세 문제가 컸다
필자 개인적으로 호날두와 레알이 갈라서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탈세 문제라고 본다. 호날두는 작년부터 탈세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페페와 라다멜 팔카오, 앙헬 디 마리아, 조세 무리뉴 감독 등 제스티푸테 고객들도 연루됐다. 스페인 법정은 이들에게 막대한 벌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자신이 탈세를 범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호날두는 스페인 생활에 지쳤고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발언을 하는 등 다른 팀 이적을 희망했다. 호날두를 진정시키기 위해 페레즈 회장은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문제는, 이후 호날두의 탈세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엘 문도’를 비롯한 다수의 스페인 언론은 매달 호날두의 탈세를 다룬 기사를 내기 바빴다. 이 과정에서 호날두가 탈세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스페인 법원은 결국 그를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호날두를 지지했던 페레즈 회장마저 입장 표명을 중단했다.
이것은 도덕적인 문제의 가치이기도 하지만, 구단의 이미지와 관련된 일이다. 지난 2015년에 카림 벤제마가 마티유 발부에나의 섹스 비디오 스캔들 사건에 연루되자 레알은 곧바로 공식 성명을 발표해 벤제마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후 벤제마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구단은 벤제마와 함께 전 세계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카림 벤제마는 많은 팬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페레즈 회장 역시 공식 성명 발표에 신중해졌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범죄 유무를 가리는 상황에서 구단이 정확한 사건의 경위를 알지도 못한 채 피고인을 지지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오히려 범죄자를 옹호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년 전 FC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가 탈세로 기소되자 선수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그만큼 호날두의 탈세 문제는 레알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무엇보다 유죄가 확정된다면 레알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호날두는 최종적으로 탈세한 것으로 판명됐다. 구단 역시 탈세가 확정되자 그동안 진행됐던 재계약 협상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선행의 아이콘’으로 이름을 날렸던 호날두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큰 타격으로 느껴졌겠지만, 구단이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데 이어 재계약 협상에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섭섭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즉, 탈세 사건이 없었다면 레알에서 호날두의 시간은 길어졌을지도 모른다.
어찌 됐든 레알은 호날두와 결별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만 한다. 장담컨대 로스 블랑코스는 이번 시즌 내내 “호날두가 있었다면”과 같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니, 레알이 앞으로 라 리가나 챔스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런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국 변화의 시간은 피할 수 없다. 레알은 그 변화의 시간이 평소보다 빨리 왔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가장 적당한 때 온 것일 수도 있다.
결국, 레알의 변화 시점은 올해가 됐든 내년이 됐든 머잖아 찾아왔을 문제라고 본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랬다. 호날두가 레알을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은 과거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레알을 떠나 RCD 에스파뇰로 이적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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