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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9실점’ 아르헨티나의 진짜 문제는 수비였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한번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도전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여정은 16강까지였다.

 

아르헨티나는 한국 시각으로 30일 밤에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첫 경기에서 C조 1위 프랑스에 3:4로 패배했다. 리오넬 메시, 앙헬 디 마리아 등 주요 공격진들이 분전했지만, 문제는 수비였다. 후반 12분 벤자민 파바드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이후 킬리안 음바페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13분 만에 총 3골을 실점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이미 후반 추가시간이 3분이나 흐른 후였다.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는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내줬다. 당연하게도 4경기 중 무실점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조차 힘겹게 뚫고 올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수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등 유럽의 강호들에 3골 이상 실점했다. 자신들이 우승에 도전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아르헨티나는 4경기 모두 수비라인에 변화를 줬다. 기본적으로 중앙 수비수는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마르코스 로호가 4경기 모두 나섰지만, 윙백은 계속해서 바뀌었다.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는 3백을 가동하기도 했다. 윙어 출신인 에두아르도 살비오를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자 가브리엘 메르카도로 변화를 주는 등, 수비 라인이 일관적이지 못했다.

 

수비수들의 경기력도 큰 문제였다. 오타멘디와 로호는 매 경기 안정적이지 못했다. 특히 오타멘디는 지난 2017/18 시즌 맨체스터 시티 FC가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중앙 수비수였다. 하지만 그 경기력을 대표팀에선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상대 공격수가 넘어진 상황에서 공을 차 상대 얼굴을 가격하는 등 인성 논란에도 휘말리며 좋지 않은 모습이 더 드러났다. 이번 대회 최악의 수비수로 꼽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골키퍼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첫 두 경기를 선발 출전했던 윌리 카바예로는 아이슬란드전에 미숙한 펀칭으로 동점골의 단초를 제공했다. 결정적으로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며 대패의 시발점이 됐고, 결국 이후 경기부터는 필드 위에 나서지 못했다. 대체로 나선 프랑코 아르마니도 나이지리아전에만 어느 정도 선방했고, 이번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는 이렇듯 수비진과 골키퍼 라인이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9골이나 실점하게 됐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수비 문제는 이번 대회 이후부터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노쇠화하며 부진하긴 했지만, 미드필더 라인에서 수비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은퇴를 선언했다. 수비진에서 리더를 맡을 선수가 사라진 셈이다. 게다가 3선 미드필더와 수비진에 이렇다 할 젊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고 있어 수비진에 세대교체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한때 우승을 노렸던 아르헨티나지만, 이제 정말 본선 진출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