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노말 원’이 된 무리뉴의 2년 차 실패가 뼈아픈 세 가지 이유

무리뉴의 지도 방식은 높은 위험성을 동반한다

 

모든 감독의 지도 방식은 위험성을 동반한다. 완벽한 지도를 펼치는 감독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무리뉴의 지도 방식은 다른 감독보다 더 높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까닭이다.

 

예전부터 무리뉴는 언론을 통해 상대 팀 감독이나 선수를 헐뜯거나, 심판 판정이 부당하다는 발언을 일삼았다. 그러나 자신이 지휘한 팀이 옳지 못한 방식으로 승리하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어떤 때는 자신이 이끄는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카림 벤제마였다.

 

무리뉴는 레알 감독 시절 부진했던 벤제마를 향해 “사냥에 나서는데 고양이만 있으면 고양이라도 데리고 가야 한다. 그냥 갈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개와 함께 간다면 게임은 끝이다. 고양이와 함께한다면 전투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벤제마의 경기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이 발언을 기점으로 부진을 거듭했던 벤제마가 레알의 주전 자리를 차지할 만큼 맹활약했다. 이 프랑스 공격수의 환골탈태를 놓고 무리뉴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벤제마를 길들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당사자인 벤제마는 작년에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무리뉴에게 실망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무리뉴는 이케르 카시야스와 세르히오 라모스 같은 선수들과 불화를 빚었고 끝내 경질됐다. 이처럼 언론을 활용한 무리뉴의 지도 방식은 양날의 검이다. 많은 것을 얻는가 하면, 동시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유형의 운영이다.

 

무엇보다 언론을 활용한 지도 방식은 팀이 잘 나갈 때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는 허점을 가지고 있다. 2012/2013시즌을 기점으로 무리뉴가 맡았던 팀들은 연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하면 결속력이 빠르게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는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은 잘 나가면 못생긴 사람도 잘생겼다고 느끼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사람의 단점만을 찾기 바빠지는 법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팀이 부진에 빠지면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기 바쁜데,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책임져야만 하는 사람은 결국 팀을 이끄는 감독이다.

 

결정적으로 무리뉴가 맡은 팀은 무리뉴의 높은 스타성과 과감한 언행으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치에 놓여있다. 그만큼 엄청난 압박감이 동반된다. 이를 극복한 선수들은 그만큼 막대한 명예를 얻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멸하는 성향이 있다.

 

맨유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그리고 챔스에서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년 동안은 “무리뉴니까”와 같은 믿음이 팬과 선수단 사이에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믿음이 많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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