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리그앙

파리의 새 감독이 된 투헬, 그리고 그에 따른 세 가지 우려

스타 군단은 전술만으로 안 된다

 

투헬은 뛰어난 전술가다. 유동적인 운영을 통해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감행한다. 그의 전술 철학은 세계 최고의 감독인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마저 인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파리처럼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구단은 단순히 전술적 역량이 뛰어나다고 이끌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오늘날 스타 플레이어를 이끌고자 한다면 감독이든 지도자 경력이든 쌓아놓은 업적이 중요하다. 투헬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 경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독일인 감독은 25살에 일찌감치 선수 경력을 마무리 지었다. 그렇다고 바이에른 같은 명문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보낸 것도 아니다. 아우크스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 키커스, SSV 울름 1846처럼 인지도가 작은 팀에서 뛴 인물이다.

 

그렇다고 감독으로서 출중한 경력을 쌓은 것도 아니다. 그의 전술적 철학은 분명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과거 조세 무리뉴와 위르겐 클롭 감독처럼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투헬은 분데스리가에서도 우승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투헬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차지한 트로피는 DFB 포칼 컵뿐이다. 과거 포르투에서 미니 트레블을 달성하며 뛰어난 감독이 되리라고 기대를 모았던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은 이후 어떻게 됐는가.

 

물론,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을 상대로 맞섰다는 점과 레알 마드리드에 지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스타 선수들이 많은 팀을 이끌려고 한다면, 그들을 통솔할 수 있는 강한 권위가 있어야만 한다. 투헬이 과연 그만한 권위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리뉴가 첼시 FC와 FC 인터 밀란, 레알 같은 스타 군단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지도력도 한몫했지만, 포르투 시절에 그가 차지한 챔스 우승이 결정적이었다. 만약 무리뉴가 챔스 우승을 차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들을 지휘하고자 했다면, 선수단은 처음부터 그의 지도 방식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도 마찬가지. 2008년 FC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은 이 스페인 감독은 당시 초보 감독이었지만, 선수 시절 바르사를 상징했던 인물이었기에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었다. 또한, 바르사에서 거둔 거대한 성공 덕분에 FC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 FC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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