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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밀란 합류를 포기했던 기성용, 그러나 세리에A 이적은 거대한 도박이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결국,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 AFC와 결별했다.

 

15일 (한국 시간) 기성용은 스완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완지에서 다섯 시즌을 뛰었기에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내 경력에서 그 어느 구단보다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스완지는 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정말 즐겁게 지냈고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스완지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또한 “1월에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었지만, 잔류할 것이라 여겼기에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현재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팀이 AC 밀란이다. 지난겨울부터 꾸준하게 연결됐다. 그러나 밀란으로 이적하는 것은 프리미어 리그의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는 것보다 더 신중해져야 한다.

 

아무래도 리그 자체의 차이점이 크다. 세리에A는 수비 지향적인 리그다. 프리미어 리그보다 템포가 느리며 전방 압박이 강하지 않다. 즉, 체력적인 부담 자체는 비교적 덜하다.

 

하지만 수비적인 시스템이 강한 리그다. 공격하기 위한 수비를 하는 리그인 탓에 수비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야만 한다. 이런 리그의 특징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세리에A는 아직 외국인, 그중에서도 아시아인에게 개방적인 리그가 아니다. 많은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에 도전했지만, 다수의 선수가 세리에A의 강한 폐쇄성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인종 차별 논란이 크다.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리그 여부를 떠나서 지금의 밀란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 지금 이 구단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밀란은 구단 매각설이 자주 거론될 정도로 재정이 불안하다. 구단주인 용홍리는 언론의 거짓말을 믿지 말라며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고 호소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극소수다.

 

또한, FFP룰 문제로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비롯한 핵심 선수가 이번 여름에 매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기성용이 밀란과 계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팀의 재정 문제를 위해 다른 팀으로 떠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밀란은 분명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지만, 그만큼 많은 압박을 주는 구단이기도 하다. 과거 혼다 케이스케가 밀란에 입단하자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를 비롯한 전설들은 이 일본인 선수를 혹평하기 바빴다.

 

이는 이탈리아 언론도 마찬가지. 이들은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밀란처럼 세리에A를 대표하는 구단의 선수는 언론으로부터 받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기성용은 스완지보다 더 강한 중압감에 맞서야 한다.

 

그러나 밀란에서 성공한다면 기성용은 그 어느 선수보다 거대한 명예를 얻을 것이다. 밀란의 재정 상태 여부를 떠나서 그들이 명문 구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