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골짜기 세대’ 스페인이 마주한 세 가지 난관

스페인은 작년 U-17 청소년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출난 재능의 부재

 

필자는 레알과 FC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같은 팀들의 유소년 팀 경기를 즐겨본다. 그만큼 수많은 선수를 봤는데 냉정하게 말해서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자국 선수 중 특별한 재능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숫자는 손꼽을 정도로 적다. 이들은 ‘골짜기 세대’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아벨 루이스와 페란 토레스 같은 2000년생 선수들이 고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는데, 정작 이들 중 미래를 이끌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필자는 작년에 치러진 U-17 청소년 월드컵이 스페인 축구계에 알리는 경고였다고 생각한다. 스페인은 북한과 니제르, 프랑스, 이란, 말리 등을 격파하고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잉글랜드에 2:5로 역전패했다.

 

준우승은 대단한 성과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스페인의 준우승은 놀랍다는 말 이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브론즈 부츠(득점 3위)’를 수상한 루이스는 경기 내내 쉬운 득점 기회를 놓치기 일쑤였다. 자국 최고의 유망주라고 평가받았던 토레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영향력을 잃었다.

 

반대로 다른 국가들은 자국이 육성한 우수한 유소년 선수들을 자랑했다. 특히, 브라질은 황금 세대라는 평가답게 알랑 소우자와 링콘, 가브리엘 브라장 같은 걸출한 선수들이 재능을 뽐냈다. 만약 자국 최고의 유망주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대회에 참가했다면 잉글랜드가 아닌 브라질이 우승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필자에게 이 대회에 참가했던 스페인 선수들의 재능이 저들만큼 뛰어났다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마르카’와 ‘문도 데포르티보’ 같은 스페인 언론은 대회 기간에 참가한 선수들을 극찬하기 바빴지만, 정작 칭찬받을 선수는 세사르 헤라베르트와 빅토르 추스트, 그리고 세르히오 고메스 같은 선수들이지 루이스와 토레스가 아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16강에서 아민 구이리와 막상스 캐클랭, 야친 아들리가 중심이 된 프랑스에 무기력하게 패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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