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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보 “’그 날’ 실수는 심판으로서 할 수 있는 것”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기억되는 08/09 시즌 4강 2차전 첼시 FC와 FC바르셀로나 경기의 주심 톰 오브레보가 당시 판정에 대해 회상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오브레보는 “그 경기 판정이 자랑스럽지 않다. 최고의 날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실수는 심판으로서 할 수 있는 실수였다. 심판을 하다 보면 어떤 날은 부끄러운 수준의 판정을 할 때도 있다”며 스스로를 변호했다.

 

이어 “항상 여러 번 내 판정을 다시 보고, 실수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그 경기는 몇 년 전이고 이제 심판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것도 개선할 수 없다. 하지만 내 경력의 일부기 때문에 그 경기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괘념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판정에 여러 실수가 있었고 각자의 의견이 있다. 긴 시간 동안 내 경력에 자부심이 있었고 난 유럽과 노르웨이 최고의 심판 중 한 명이었다. 내 훌륭했던 경력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그 경기 때문이다.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4강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충격에 빠질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만 본다면 많은 이들이 그날의 모습으로 날 기억할 수도 있겠다”며 자신의 경력이 매도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어 헤라르드 피케와 사무엘 에투의 핸드볼 파울에 관해 “물론, 그건 핸드볼 상황이었다. 그 때 그들을 경기장에서 판단했고 사람들이 내가 그 당시 내린 결정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한다. 그 논의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회상했다.

 

경기 중 거친 항의를 한 미하엘 발락의 퇴장 여부에 대해 “경기가 끝난 후 왜 그때 다른 것은 하지 않았냐고 말하기는 쉽다. 중요한 것은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발락을 퇴장시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떤 결정들이 경기장 안에서 이뤄지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이는 압박 때문이다. 발락이 뒤에서 항의했고 내가 못 봤기 때문에 퇴장시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각각의 결정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5월 08/09 챔피언스리그 4강 첼시와 바르사의 2차전은 오브레보의 오심으로 얼룩진 경기로 기억되고 있다. 1차전 캄프 누에서 0:0으로 경기를 끝내고 온 첼시는 홈에서 가진 2차전 마이클 에시엔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오브레보는 바르사 선수들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을 보고 프리킥도 선언하지 않는 오심 3~4가지를 범했다. 피케는 후반 34분 페널티박스에서 명백한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경기 종료 직전 에투는 발락의 슈팅을 손으로 막았지만,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결국, 후반 막바지 터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극장 골로 바르사는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후 발락과 디디에 드록바가 거친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브레보는 오히려 드록바에게 경기 후 경고를 선언하는 촌극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UEFA는 심판진과 언론 진의 접촉을 삼갈 것을 요구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현재 오브레보는 심판을 그만두고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 전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