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국가대표팀

대표팀 수비라인, 이제는 완성을 향해 나아갈 때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대표팀 포백의 주인공이 아직 안개 속에 있다.

 

현재 대표팀 수비진 가용 자원은 거의 K리그와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월에 있었던 터키 전지훈련에 대부분 소집 가능했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을 앞두고 부임 이후 선발해왔던 수비 자원을 대거 데려갔다. 군사훈련으로 빠진 김민우, 소속팀 사정으로 차출이 무산된 권경원을 제외하면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터키 전지훈련의 목표는 선수 점검과 수비 조직력 다지기였다. 특히 수비진은 다른 포지션보다 조직력과 구성원 간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는 더더욱 화두로 떠올랐다. 유럽파가 중심인 공격과 미드필더와 달리 국내파가 주축인 수비는 이번 전지훈련 때 대부분 소집됐기 때문에 이에 대해 기대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전지훈련 때 가진 연습경기 3경기에서 각기 다른 포백 조합을 꺼내 들었다. 3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 터키 전지훈련의 화두가 수비 조직력 향상이라는 점에서 볼 때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군다나 대표팀은 수비 불안으로 수차례 팬들과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이제 실전으로 수비 라인을 점검할 기회는 3월 유럽 원정 평가전과 월드컵 직전에 있을 출정식이 마지막이다. 월드컵을 4경기 정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주전 수비라인이 정해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왼쪽 풀백의 경우 김진수가 경쟁에서 근소 우위를 점한 모습이고, 오른쪽 풀백은 최철순이 고요한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선 모양새다. 하지만 다른 수비진보다 호흡이 훨씬 중요한 센터백의 주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자이언트 베이비’ 김민재가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장현수, 권경원, 김영권, 정승현, 윤영선 등 많은 선수가 경쟁하고 있다. 현재 가장 경쟁에 앞서 있는 선수는 장현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장현수의 불안한 모습을 고려하면 아직 확실한 주인은 없는 상황이다.

 

터키 전지훈련을 마치고 신태용 감독은 “볼 선수들은 다 봤다”며 월드컵 최종 명단 구상이 8~90% 완료됐다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수비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형국이다.

 

축구 강호 스페인은 최근 A매치 5경기 중 4경기에서 세르히오 라모스, 헤라르드 피케, 호르디 알바 조합을 고정한 채 오른쪽 풀백만 실험하고 있다. 물론 라모스와 피케, 알바가 세계적인 선수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스페인은 수비 라인의 조직력 향상을 위해 수비 라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연속성을 가져가며 호흡을 극대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역대 최악의 월드컵 조 편성을 마주한 상황이다.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의 국가는 없으며 3경기를 치르며 공격하는 시간보다 수비하는 시간이 훨씬 길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 라인의 조직력 향상은 더욱 중요하다. 이제는 실험, 점검이 아닌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아쉽게 터키 전지훈련에서 완성된 포백 조합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3월 평가전에라도 신태용 감독이 구상한 조합이 등장해야 한다. 3월 평가전에도 실험, 점검한다면 월드컵에서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루빨리 주전 포백을 완성한 후, 실전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선수들끼리 호흡을 극대화해야만 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