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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모와 하피냐, 인테르의 반전 카드 될까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FC 인터 밀란의 얀 카라모와 하피냐 알칸타라가 후반기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인테르는 이번 시즌 전반기 때 무패 행진을 거듭하며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유벤투스 FC와의 ‘데르비 디탈리아’ 이후 리그에서 8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했다.

 

인테르가 부진했던 이유는 공격진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전반기 때 왼쪽 측면에서 직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반 페리시치는 어느 순간부터 측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측과 중앙을 넘나들며 공격 활로를 찾아다녔던 안토니오 칸드레바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움직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의 활동 범위가 제한적으로 변한 이유는 상대 수비진이 라인을 내리고 좌우 측면에서 협력 수비 형태를 띠며 공간을 전혀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동료들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마우로 이카르디 역시 부진에 빠졌다. 설상가상 보르하 발레로와 마티아스 베시노가 체력 문제를 겪으면서 중앙에서부터 경기를 풀어나갈 능력도 상실했다.

 

이처럼 여러 부분에서 문제를 겪자 그러잖아도 단조로웠던 인테르의 경기력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카라모와 하피냐였다.

 

인테르는 지난 11일 (한국 시간) 자신들의 홈 주세페 메아차에서 볼로냐 FC 1909를 맞아 2017/2018시즌 24라운드를 치렀다. 이날 인테르는 에데르와 카라모의 득점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2018년에 거둔 첫 승리였다.

 

해당 경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양 팀의 득점 장면보다 카라모와 하피냐의 플레이 성향이었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카라모는 빠른 속도와 저돌적인 드리블을 앞세우며 상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공이 있을 때 상대를 어떻게 위협하는지, 그리고 지금 인테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매우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문제는, 크로스의 정확도다. 어떤 것은 너무 짧거나 너무 길어 동료들에게 정확히 연결되지 못했다. 여기에 공이 없으면 상대를 전혀 압박하지 못했고 빈 곳을 찾아 들어가는 지능적인 움직임이 아쉬웠다.

 

교체 출전한 하피냐는 30분 남짓한 출전 시간을 소화했지만, 많은 것을 보여줬다. 그동안 인테르의 중원이 역동적인 움직임과 거리가 멀었다면, 하피냐는 과감하게 상대 수비진으로 침투하며 기회를 창출하거나 파울을 얻어냈다.

 

하지만 하피냐의 플레이 성향은 선수 본인에게 위험하다. 지난 경기에서 볼로냐의 수비수들은 하피냐를 막기 위해 위협적인 태클을 아끼지 않는 등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하피냐가 FC 바르셀로나 시절 때부터 부상이 잦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플레이 성향에 어느 정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확실한 것은 볼로냐와의 경기를 통해 스팔레티는 후반기 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두 장의 카드를 실험했다는 점이고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남은 것은 두 선수와 이카르디와의 호흡이다. 이카르디는 동료들의 크로스와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포처이기에 하피냐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지만, 크로스 정확도가 낮은 카라모와 잘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스팔레티가 이카르디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카라모와 칸드레바 둘 중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활용해 요리하는 것은 감독인 스팔레티의 몫이다. 재료의 품질이 어떻든지 간에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감독은 성적을 내야만 한다.

 

스팔레티는 과거 AS 로마 감독 시절 때 프란체스코 토티를 펄스 나인으로 기용했던 것처럼 또 한 번의 전술적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테르에서도 전술적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카라모와 하피냐가 스팔레티의 새로운 카드가 될 것은 틀림없다.

 

[사진 출처=인터 밀란 공식 페이스북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