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유. 불안한 후방 라인
2017시즌 초반 서울을 괴롭혔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수비 불안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골키퍼 유현과 곽태휘가 있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유현은 시즌 초반 주전으로 나섰지만 불안한 모습을 계속 노출했다. 이후 유상훈과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출전하며 안정감을 찾은 유현은 시즌 막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팀의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FA컵 결승전에서 다소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며 실점을 내줬고, 이는 결국 서울이 FA컵 준우승에 그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유상훈이 입대하며 유현 홀로 남자, 골키퍼 보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코칭스태프는 유현에게 강한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이 믿음이 독이 됐다.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차전 우라와 레즈 원정에서 유현은 초보적인 실책을 거듭하며 실점을 연거푸 내줬다. 공격진이 추격의 불씨를 살리면 유현이 불씨를 꺼버리며 사기를 꺾었다. 서울은 이 경기에서 2:5로 대패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리고 3차전 웨스턴 시드니전에서도 판단 실수로 실점을 내주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황선홍 감독은 실수를 거듭하는 유현을 빼고 K리그 3라운드에 양한빈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후 다시 유현에게 신뢰를 보냈지만 부진한 경기력으로 일관했고, 황선홍 감독은 주전 골리를 양한빈으로 바꿨다. 양한빈은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서울은 안정화 됐지만 이미 초반에 놓친 승점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유현과 함께 2017시즌 주장 곽태휘도 서울 수비 불안의 원흉이었다. 2016시즌 중반 영입된 곽태휘는 뛰어난 제공권과 피지컬로 서울의 수비라인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느린 발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지만 2016시즌 파트너 김남춘이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해주며 약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6시즌을 끝으로 김남춘이 입대하며 상황이 변했다.
2017시즌 곽태휘는 자신의 약점인 느린 발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 나이를 먹으며 신체 능력이 더 저하됐고, 상대 공격수와의 속도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또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며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도 잦았다. 그리고 장점인 제공권과 피지컬도 저하됐다.
특히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 우라와 원정에서 유현과 함께 초보적인 대인 방어에서 거듭 실책을 반복하며 대패의 원인이 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다 이긴 경기를 비기게 만들고, 비길 경기를 지게 만들며 서울이 승점을 쌓지 못하는 데 일조했다.
황선홍 감독은 신인 황현수, 김원균, 베테랑 정인환을 번갈아 기용하며 곽태휘의 파트너를 찾고자 노력했지만, 서울의 수비는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결국, 황선홍 감독은 2017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채워준 곽태휘를 이웅희 전역 이후 주전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곽태휘를 제외하고 이웅희와 황현수로 센터백을 구성하고 양한빈이 골문을 지키자 서울의 수비는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탈락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돌이킬 수 없었고, 잃어버린 리그 승점도 찾아올 수 없었다. 그렇게 서울은 시즌 초반의 수비 불안을 극복하지 못했고 디펜딩챔피언이 리그 5위, FA컵 16강 탈락,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씁쓸한 고배를 들이켜야 했다.
[사진 출처=FC서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