➁후방 빌드업과 수비 조율의 약점
카시야스가 10년 넘게 레알과 스페인의 No. 1 골키퍼였던 이유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과 위치 선정, 그리고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능력이 워낙 출중한 까닭이었다.
카시야스의 전성기 때 레알은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특히, 2011/2012시즌 때 리그 121득점을 넣으며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레알이 이처럼 대량 득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던 점도 있지만, 카시야스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매우 잘 소화했기 때문이다.
카시야스는 킥 정확도가 낮지만, 드로잉에 강점이 있다. 마누엘 노이어처럼 긴 거리를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동료들에게 적절한 위치를 지정하고 공격 타이밍을 잡은 이후 공을 던져 최후방에서부터 공격을 주도했다. 또한, 수비수들의 위치를 지정하고 라인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판단력은 최고였다.
반면, 나바스는 반사 신경이 뛰어나지만, 이런 부분에서 아쉽다. 레알이 후방 빌드업에 약점을 가지고 있고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공격이 형성되는 실질적인 원인도 따지고 보면 나바스의 약점 때문이다.
또한, 나바스는 수비라인 조율하는 능력도 좋지 않다. 그래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카세미루가 이 임무를 대신 소화한다. 그러나 이들이 결장하면 수비진은 상당히 엉성하거나 선수들 간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 상대에게 뒤 공간을 자주 허용한다. 설상가상 이번 시즌에는 두 선수가 부진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한 경우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