➀카세미루의 위치 선정 문제
카세미루의 최대 장점은 수비진을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수비수들에게 공간을 배분하고 이를 활용해 상대의 압박을 최소화시켜 역습에 대처하는 능력이 훌륭하다. 2015/2016시즌과 지난 시즌 전반기 때까지는 이 역할이 매우 잘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해당 역할이 줄어들고 좀 더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레알의 경기를 자주 보는 사람들이면 알겠지만, 카세미루는 중앙선 아래보다 위쪽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는 카세미루가 가진 빌드업 약점을 보완하고 중원의 숫자를 늘려 중원을 장악하겠다는 지네딘 지단 감독의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중앙선 위쪽에서 보여주는 카세미루의 위치 선정이나 움직임은 다소 비효율적이다. 수비 상황 때만큼 공간을 활용한 효과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다. 종종 터지는 시원시원한 중거리 슛이 있지만, 그 한 방만을 노리기에는 카세미루가 가진 단점이 치명적이다.
카세미루의 이런 움직임은 이번 시즌 레알이 역습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경기 막판 수비진의 실책이 잦았던 이유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었던 점도 크지만,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했던 카세미루의 책임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