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최유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감독 조세 무리뉴가 2020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최초의 감독 재계약이다. 아직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거나 리그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챔스 복귀, 리그 2위, 유로파 리그 우승 등의 최근 성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하지만 무리뉴가 맨유 감독으로 오래 남을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무리뉴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또 하나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베테랑을 선호하는 기질이다.
무리뉴는 유망주를 발탁하기는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다. RC 랑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바란은 지단의 설득을 받고 레알 마드리드의 1군 선수로 이적했다. 하지만 페페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확고한 주전이고, 백업으로는 베테랑인 라울 알비올과 히카르두 카르발류가 있었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에 아직 바란의 자리는 없었다. 보통 임대 후 성과를 보이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무리뉴는 코파 델레이 4강 무대, 엘 클라시코라는 중요한 자리에 2번이나 바란을 선발 출장시켰다. 바란은 완벽한 수비와 2연속 득점까지 성공시키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의 성과는 바란이 레알에서 잘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맨유에서도 루크 쇼를 키우려고 하거나, 마커스 래쉬포드, 제시 린가드 등을 중용하고는 있다. 하자민 최근 영입 목록을 보면 얘기가 다르다. 네마냐 마티치, 알렉시스 산체스 모두 88년생이다. 이제 전성기가 끝나가거나, 언제 폼 저하가 일어날지 모르는 나이다. 항상 경기에 나와서 골을 넣는다고 ‘공무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호날두가 계속 시즌 내내 기복을 보이기 시작한 나이와 비슷하다. 길어봐야 2~3년, 짧으면 당장 다음 시즌에라도 부진할지 모르는 나잇대의 선수를 고가의 이적료와 주급으로 영입하는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지금 맨유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거나 리그 1위를 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물론 그 둘의 영입은 좋은 영입이다. 산체스의 영입은 부족한 득점력을 메워주면서 동시에 잉여 자원으로 전락한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처분했고, 마티치의 영입은 수비와 공격 모든 면을 커버할 수 없는 포그바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팀에 분명 도움이 되는 영입이다. 하지만 새로운 왕조를 만드는데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의 이런 ‘베테랑 선호’는 나쁘게 평가하면 ‘어차피 단기간에 성적을 내고 다른 팀으로 가기 때문에 유망주보다는 완성된 베테랑을 선호한다. 팀의 재정이 망가지더라도 단기간에 성적만 내서 자기 명성만 높이면 그만이다’라고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무리뉴 체제에서 성공하지 못한 케빈 더 브라위너, 모하메드 살라 등이 지금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면서 이런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맨유는 조금 무리뉴에게는 특별할 수도 있다. 무리뉴는 이미 여러 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결과가 있다. 단순한 우승컵보다는, 감독이 오래 한 팀에서 일하기 어려운 현대 축구의 기조를 넘어 퍼거슨의 후계자로 장기집권을 성공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예전부터 퍼거슨의 후계자라는 명목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무리뉴다.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크다. 팀에 스콧 맥토미니, 악셀 튀앙제브같은 유망주도 많다.
사실상 이번 시즌에도 완성된 팀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소위 ‘무리뉴 2년 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무리뉴가 앞으로 맨유에서 새로운 왕조를 만들고 장기집권할 수 있을지는 오직 무리뉴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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