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코미디여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스페인 대표팀은 19일 (한국 시간) 루마니아를 상대로 UEFA 유로 2020 조별 예선 F조 10차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스페인은 5:0으로 대승했다. 이번 예선에서 무적함대는 10경기 동안 8승 2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아스’를 비롯한 다수의 스페인 언론은 루이스 루비알레스 협회장이 모레노를 대신해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리케는 지난 6월 갑자기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당시 엔리케의 사임을 놓고 다수의 언론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보도했다. 그리고 8월 엔리케의 딸인 사나가 골육종으로 사망하면서 그가 대표팀에서 물러난 이유가 밝혀졌다.
스페인 축구 협회는 엔리케를 대신해 코치였던 모레노를 후임으로 내정했다. 당시 스페인 축구 협회의 선택을 놓고 많은 사람이 도박이라고 예상했다. 모레노는 프로 선수 생활도 길지 않았고, 프로팀 감독을 맡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이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이런 우려는 금세 사라졌다.
그러나 모레노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 9월 모레노는 “엔리케가 복귀하고 싶다면, 나는 기꺼이 (감독직에서) 물러나 그와 함께 일하겠다. 나는 엔리케를 친구라고 생각하며 우정은 모든 것보다 최우선이다”라며 엔리케가 복귀할 경우 대표팀 감독직에서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음을 밝혔던 적이 있다.
루비알레스가 스페인 축구 협회장이 된 이후 무적함대는 감독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대회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에 부임하는 것으로 확정되자 대회 개막을 앞두고 그를 경질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엔리케를 복귀시킨다면, 대회를 앞두고 감독 교체를 두 번이나 강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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