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세상에는 재능이 있지만 그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축구 선수도 마찬가지. 엄청난 재능을 가졌지만, 갑작스러운 문제가 생겨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루벤 데 라 레드는 한때 “라 마시아(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에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있다면, 라 파브리카(레알 마드리드의 유소년 시스템)의 대답은 데 라 레드다”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데 레 레드가 레알 마드리드에 있었을 때 팀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로베르토 솔다도를 비롯해 많은 유소년 선수가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데 라 레드 역시 기회를 얻기 위해 2007년에 헤타페로 떠났다.
헤타페로 이적한 데 라 레드는 팀의 핵심 선수로 도약했다. 186cm에 79kg이라는 탄탄한 신체를 갖췄던 데 라 레드는 뛰어난 패스 능력과 중거리 슈팅이 강점이었던 선수였다. 헤타페에서 성장을 거듭한 데 라 레드는 1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스페인 대표팀에 승선해 유로 2008에서 우승했다.
레알 팬들은 데 라 레드가 그간 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데 라 레드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비극은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2008년 10월 30일, 데 라 레드는 레알 우니온전에서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1년 전 세비야의 수비수였던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경기 도중 심장 마비로 쓰러져 사망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데 라 레드가 푸에르타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
다행히 데 라 레드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선수 생명은 거기서 끝났다. 그의 심장은 더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데 라 레드는 2군에서 재활을 시작했지만, 그의 심장은 계속 그를 괴롭혔다.
결국, 데 라 레드는 2년 후인 2010년 11월, 만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생활을 마감한 데 라 레드는 이후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축구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데 라 레드가 건강했다면, 레알과 스페인 대표팀의 역사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데 라 레드는 매우 촉망받는 선수였고, 많은 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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