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오늘날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팀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다양한 국가에서 뛰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팀을 꾸린다.
그러나 챔스의 전신인 유러피언 컵 시절에는 자국 선수만으로 팀을 구성해 우승을 차지했던 팀들도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 국가 팀들이 자국 선수들을 서유럽 국가들로 보내지 못하게 했던 점도 있었으며, 지금처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많이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에는 자국 선수들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했기에 유러피언 컵 때만 해도 자국 선수들로만 팀을 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자국 선수들만으로 유러피언 컵에서 우승했던 팀들은 어디가 있을까.
첫 번째 팀은 SL 벤피카다. 벤피카는 1960/1961시즌과 1961/1962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했다. 당시 벤피카에는 에우제비오와 조세 아구아스 등 포르투갈 국적의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두 번째 팀은 레알이다. 로스 블랑코스(레알의 애칭)는 1960년대 들어 대변화기를 맞이했다. 당시 레알의 회장이었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1950년대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프란시스코 헨토, 페렌츠 푸스카스, 호세 산타 마리아 등이 1960년대를 기점으로 노쇠하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때문에 1960년대에 접어들자 아마로 아만시오와 피리, 이그나시오 조코, 마누엘 산치스 등 자국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레알은 1965/1966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 오직 스페인 선수들만이 뛰며 FK 파르티잔을 2:1로 꺾고 우승했다.
세 번째 팀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구단인 셀틱이다. 조크 스타인 감독이 이끌었던 셀틱은 1966/1967시즌에 지미 존스톤을 비롯해 11명의 선수 모두 스코틀랜드인이었다. 당시 유러피언컵 결승전 상대였던 인터 밀란 역시 11명의 선수가 모두 이탈리아인이었는데, 경기는 셀틱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에서 승리로 셀틱은 대회 역사상 첫 번째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단, 영국 구단들인 경우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같은 곳들의 선수들을 포함하면 달라진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1978/1979시즌과 1979/1980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려 우승했다.
밥 페이즐리 감독의 리버풀은 1980/1981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전 때 케니 달글리시 같은 스코틀랜드 선수와 필 톰슨 같은 잉글랜드 선수들만으로 베스트 11을 구축하며 레알을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아스톤 빌라는 1981/1982시즌에 그레이 쇼를 비롯한 잉글랜드 선수들과 앨런 에반스와 같은 스코틀랜드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꾸렸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을 1:0으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 선수들로 마지막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한 구단은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가 마지막이다. 1985/1986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 진출한 스테아우아는 루마니아 선수들만을 앞세우며 바르사와 대결했다. 이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갔고 결국 스테아우아가 2:0으로 바르사를 꺾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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