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리미어 리그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사라지는 시대

하지만 많은 구단이 이런 부분들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개성이 뚜렷한 선수가 많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곧바로 1군에 투입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피지컬을 갖췄거나, 교육을 잘 받은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뛰어난 드리블러들은 상대의 촘촘한 수비에 막혀 예전처럼 많은 드리블 돌파를 성공하지 못한다. 이들 중 일부는 “실책을 유발한다”며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뛰어난 테크니션들은 “기술력을 뽐내느라 템포를 늦춘다”고 비판받곤 한다. 오히려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이 떨어진다고 해도 많이 뛰고 간결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더 중시되고 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의 변화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은 스타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호쾌한 드리블이나 화려한 기술력을 선보이는 그런 스타는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축구는 전술이 점점 세밀화되고 있고 시스템적인 측면과 피지컬적인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유소년 무대에서 기대를 받았던 선수들, 그중에서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남아메리카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히 축구만 그런 게 아니다. 야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비슷한 추세다. 통계학이 발전하고 시스템적인 부분이 강해지면서, 예전처럼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었던 열정이나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 그만큼 스타가 등장하기 힘든 환경이 되고 있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중 많은 수가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변화 때문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물론, 이는 하나의 변화기다. 과거에는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었다면, 오늘날에는 이런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술적인 측면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만큼 역전극이 많이 벌어지고 있으며, 약팀들이 강팀들을 잡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최소한 경기 결과와 과정만을 놓고 볼 때 오히려 오늘날 축구가 예전보다 더 낫다.

 

그러나 예전의 화려한 스타들은 오늘날 축구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점점 자리를 잃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를 통해 희열을 느꼈지만, 이제 더는 예전의 감성을 느끼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호날두와 메시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지금 그 희열을 느끼게 해주지만, 이들의 시대가 이제 끝나가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 둘처럼 특정 선수가 활약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고 그 선수에 푹 빠졌던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때로는 축구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 필자의 아들이 태어나서 나중에 축구를 본다면, 그 아이는 과연 할아버지와 필자에게 느꼈던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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