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비니시우스가 지단 체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곧바로 두 번째 이유를 설명하자면, 바로 이런 크로스를 위해서라도 마르셀로가 기용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레알의 공격은 대부분 세르히오 라모스와 마르셀로, 크로스가 중심이 된 왼쪽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상술했던 크로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단은 마르셀로가 상당히 높은 지점에서 오버래핑하면서 패스를 주고받고 상대의 압박을 빗겨냄과 동시에 크로스를 보호하도록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마르셀로는 자연스럽게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마르셀로와 크로스로 구성된 조합을 깨기란 상당히 어렵다. 무엇보다 레알 선수들 자체가 이런 시스템에 오랫동안 적응됐기에 비니시우스가 지금 당장 지단 시스템에 자리 잡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는 필자가 에당 아자르를 보면서 드는 의문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자르 역시 본인이 공을 많이 쥐어야 장점이 발휘되는 선수인데, 마르셀로가 있는 한 그가 첼시 시절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물론, 좋은 선수들은 결국 팀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법이다. 기존의 시스템 조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한 마디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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