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메아차는 1926년 9월 19일 개장됐다. 그리고 1935년과 1955년, 1990년, 2016년에 걸쳐 개보수하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사용됐던 구장인 만큼 많이 낡았다.
무엇보다 경기장 대부분을 뒤덮는 거대한 지붕이 경기장 내 잔디의 생육에 악영향을 미쳐서 잔디 관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잔디 교체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인조 잔디를 사용한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한 상황.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두 밀라노 구단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전부터 머리를 맞댔다.
문제는, 밀라노 시의회다. 인터 밀란은 주세페 메아차를 떠나 새로운 구장을 짓기를 원했다. 네라주리가 2010년 트레블 이후 긴축 재정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는 마시모 모라티 회장의 기업인 사라스의 경영 악화도 있었지만, 새로운 구장을 건축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밀라노 시의회가 부지 선정을 비롯해 여러 부분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최근에 두 밀라노 구단은 주세페 메아차를 허물고 바로 옆에 새로운 구장을 짓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의회의 반대에 막혔다. 주세페 사라 밀라노 회장은 2026년 밀라노시(市)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을 이유로 들며 주세페 메아차를 허물고 신축 구장을 짓고자 하는 두 밀란 구단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일이 일어났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부터 두 밀란 구단은 자기 소유의 구장을 가지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밀라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신만의 구장을 가지고 있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이는 구단의 수익으로 연결된다. 가령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오는 2020년까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리모델링을 마칠 예정이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리모델링이 완공되면 구단은 오프라인 스토어와 갤러리, 그리고 구단의 박물관 확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두 밀라노 구단은 관중 수익은 물론이고, 이런 부가 수익을 내는 게 어렵다. 그렇다 보니 TV 중계료나 스폰서 등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오늘날 세리에 A가 라리가나 프리미어 리그보다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중계료와 스폰서 계약 문제도 쉽지 않다.
필자는 오늘날 세리에 A가 라리가나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같은 다른 유럽 리그에 밀리는 가장 큰 원인이 이런 문제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전 세리에 A의 문제점으로 많은 사람이 지적했던 부분들은 오늘날까지도 개선되지 않았다.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면, 그때마다 시에서 반대했고 이런 악순환이 지금도 이어 져오고 있다.
2026년 이후에는 주세페 메아차가 철거되고 두 밀라노 구단이 원하는 구장을 손에 넣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결정적으로 7년이면 축구계에서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는 시간이다. 이 기간에 다른 팀들이 치고 올라오거나, 다른 리그가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리에 A의 스타들을 빼갈 가능성도 크다. 7년 후에 일을 추진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크다. 말 그대로 밀라노시에서 두 밀라노 구단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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