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달곰씁쓸했던 베니테스와 뉴캐슬의 동행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24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결별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또한, 그의 코치진 역시 팀을 떠나게 됐다.

 

베니테스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달곰씁쓸했던 마무리다. 한때 베니테스는 유럽을 대표하는 명감독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 출신으로 발렌시아와 리버풀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베니테스는 인터 밀란 감독이 된 2010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갔다.

 

인테르에서 시즌 도중 경질된 베니테스는 이후 첼시를 거쳐 SSC 나폴리 감독이 됐지만, 두 번째 임기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15년 레알에 복귀했지만, 선수단과 불화를 빚으면서 라커룸 통제력을 상실했고 끝내 시즌 도중 경질됐다. 그리고 2016년 뉴캐슬의 지휘봉을 잡았다.

 

너무 늦게 부임했던 까닭에 베니테스는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뉴캐슬을 떠나지 않았고 2016/2017시즌에 챔피언십 리그에서 우승하면서 팀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1부 리그 승격에도 베니테스의 뉴캐슬은 즐겁지 못했다. 구단주인 마이크 애슐리가 선수단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

 

뉴캐슬은 2017/2018시즌에 선수단 영입에 총 4,430만 유로(약 584억 원)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해당 시즌 뉴캐슬이 선수단 강화를 위해 투자한 이적료는 잉글랜드의 1, 2부 리그를 통틀어 전체 18위에 불과했다.

 

베니테스가 원하는 영입이 이루어지지 않자 당연히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그 결과 뉴캐슬은 해당 시즌 29라운드까지 승점 29점을 기록했다. 강등권과 격차는 승점 2점에 불과했던 상황.

 

그러나 베니테스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그 결과 뉴캐슬은 해당 시즌을 10위로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뉴캐슬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뉴캐슬은 선수단 영입에 총 5,975만 유로(약 788억 원)를 썼다. 이는 잉글랜드의 1, 2부 리그를 통틀어 총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베니테스는 윙어와 공격수 보강을 강력히 희망했지만, 이 부분에서 영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뉴캐슬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22라운드에서 승점 18점을 기록하며 강등권인 18위가 됐다. 그러다가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미겔 알미론이 영입되자 다시 상승세를 탔고 이번 시즌 리그 13위로 시즌을 마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베니테스는 뉴캐슬에 있는 지난 3년 동안 제한적인 지원에도 언제나 결과를 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의 명성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뉴캐슬에서 충분히 증명했다. 그러나 베니테스가 원하는 수준의 전력 보강은 그의 임기 기간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뉴캐슬에서 베니테스가 낼 수 있는 성적은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뉴캐슬 감독이 베니테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뉴캐슬은 구단이 소극적인 투자를 할 때마다 매번 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강등을 피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지난 3년 동안은 위기의 순간마다 베니테스가 극복했지만, 그가 떠난 현 상황에서, 그것도 막대한 자본이 몰리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베니테스만큼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