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팀인 네덜란드의 재능들 역시 주목해야만 한다.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와 함께 필자에게 많은 즐거움을 준 팀이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지능적이고, 기술적이다. 피지컬적으로도 훌륭하다.
우승국 네덜란드의 선수 중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AFC 아약스의 미드필더 케네스 테일러다. 이번 대회에서 테일러가 네덜란드 대표팀에 미치는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골을 많이 넣는 미드필더가 아니다. 그러나 이 어린 선수의 가치는 득점에 있지 않다. 바로 중원에서의 장악력이다.
테일러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공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동료들의 위치 파악, 그리고 빠른 판단력이다. 두 번째, 뛰어난 패스와 지능적인 플레이, 그리고 안정적인 볼 키핑 능력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는 토니 크로스나 프랭키 데 용 같은 미드필더들의 장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적극적인 공수 가담이다. 후방에서 주로 뛰는 테일러는 몸싸움을 아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비한다. 공격 상황에서는 전방까지 올라와 공을 배급하여 동료들에게 기회를 창출한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테일러는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테일러는 여러 차례 공을 잡으며 네덜란드의 공격을 지휘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에스포시토를 비롯해 공수에서 좋은 자원이 많이 나왔지만, 테일러가 주축이 된 네덜란드의 중원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시간이 진행될수록 테일러의 존재감은 빛났고 네덜란드의 일방적인 경기로 진행됐다. 경험이 쌓이고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발전을 거듭한다면 보다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테일러는 중원의 중심이 되어줄 수 있는 확실한 코어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팀의 시스템을 확실히 잡아주고 책임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프랑스의 미드필더 아구메가 어느 정도 갖춰진 환경에서 본인의 능력을 극대화 살릴 수 있는 선수라면, 테일러는 본인이 중심이 돼서 동료들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재능이다.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네덜란드 대표팀은 훗날 데 용과 케네스 테일러를 놓고 누구를 더 중용할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UFEA, AFC 아약스 공식 홈페이지, 페데 네라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