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카카를 연상시키는 펠릭스
유망주에 관련된 기사를 썼을 때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해외나 국내 언론이 ‘제2의 누구다’라고 소개해서 막상 플레이를 보면 ‘뭐야? 하나도 안 닮았는데 대체 누가 저런 수식어를 붙이는 거지? 저게 어딜 봐서 제2의 누구야?’와 같은 실망감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제2의 안드레아 피를로’라는 평가를 받았던 마르코 베라티와 ‘제2의 루카 모드리치’라는 소리를 들었던 마테오 코바시치 등이 대표적이다. 결정적으로 브라질의 유망주 공격수인 링콘을 ‘제2의 네이마르’라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링콘은 아드리아누를 닮았지 네이마르와 비슷한 적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9번 유형의 공격수다. 대체 그 선수의 어떤 점을 보고 이런 수식어를 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저 그 선수의 포지션이나, 국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나라의 스타에게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필자는 직접 경기를 살펴볼 때까지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현재 펠릭스는 ‘제2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필자가 쭉 지켜본 결과 펠릭스는 카카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다비드 실바와 닮았다. 물론, 나중에 플레이 스타일이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필자가 보고 느꼈던 것들을 중심으로 쓰겠다.
펠릭스의 주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세컨드 스트라이커다. 개인적으로 카카처럼 ‘트레콰르티스타’ 유형의 미드필더라고 본다.
트레콰르티스타는 이탈리아어로 4분의 3위치, 즉 1.5선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다. 이들은 뛰어난 볼 터치와 타고난 개인기, 좋은 슈팅 능력,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 넓은 시야, 창의성 등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런 유형의 미드필더들은 주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중반 사이에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트레콰르티스타 유형의 미드필더들은 현대 축구 전술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 오늘날 축구는 갈수록 압박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보니 선수들에게 강인한 체력과 피지컬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수비 전술이 더욱 조직적이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트레콰르티스타들의 주요 무기였던 쓰루 패스의 성공 확률도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