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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 “내가 바르사를 떠나 레알로 이적한 이유는…”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FC 바르셀로나의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일은 매우 흔치 않다.

 

두 팀은 오랫동안 갈등했고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두 구단이 펼치는 ‘엘 클라시코 더비’는 단순한 더비 경기 그 이상의 맞대결이다.

 

그러나 종종 일부 선수는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선수로 루이스 피구와 현재 스페인 대표팀 감독인 루이스 엔리케를 들 수 있다. 본래 레알 선수였던 엔리케는 1996년 자유 계약 선수로 바르사에 입단했다. 바르사 선수였던 피구는 2000년 6,200만 유로(약 798억 원)의 이적료에 레알로 이적했다.

 

피구가 이적한 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해당 사건은 여전히 많은 축구 팬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니베르소 발다노’와 인터뷰한 피구는 “바르사에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스포츠적인 부분에서 놀라운 5년을 보냈다. 그러나 2000년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했던 가스파르트를 나는 조금도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구가 이적했던 2000년 당시 바르사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히바우두를 비롯한 일부 선수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설상가상 판 할이 호셉 유리스 누녜스 회장에게 건넸던 문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문서에는 시즌 이후 방출될 선수들의 명단을 포함해 선수들의 개인 정보가 담겨있었다.

 

바르사는 분열됐고 판 할은 팀을 떠났다. 그리고 1978년부터 2000년까지 회장직에 있었던 누녜스 역시 떠나야만 했다. 그의 뒤를 이어 호안 가스파르트가 회장이 됐다.

 

피구는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고 에이전트는 레알의 회장 후보였던 페레즈와 이미 합의에 도달했다. 에이전트는 내가 레알로 이적하지 않는다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시즌권을 사겠다고 서명했지만, 나는 어떤 계약도 맺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바르사는 내가 돈을 가져오면 떠나도 좋다고 했고 나는 페레즈가 누군지 몰랐다”라고 운을 뗀 이후 “나는 사르데냐에서 휴가 중이었고 페레즈가 선거에서 승리했다. 에이전트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사르데냐로 왔다. 이후 리스본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페레즈를 만났다. 그 후 아내에게 레알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피구를 영입한 레알은 2000/2001시즌에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피구는 2000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로스 블랑코스는 피구를 시작으로 지네딘 지단과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는 ‘갈락티코 정책’을 펼쳤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