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벤치 멤버’로 전락한 마르셀로,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마르셀로의 단점은 수비다

 

마르셀로는 분명 엄청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브라질 선수답게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 여기에 뛰어난 크로스 능력과 연계 능력, 탈압박 능력 등은 웬만한 구단들의 주전 윙어보다 뛰어나다.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개인 기량을 통해 스스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공격의 혈을 뚫는다. 그만큼 레알의 공격 전술에서 마르셀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마르셀로가 출전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레알의 측면 공격력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만큼 팀의 공격 전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보니 오버래핑을 자주 시도한다. 이 상황에서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면 수비진으로 복귀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마르셀로 역시 수비진으로 복귀하기는 하는데, 이때는 이미 상대가 역습 형태를 갖추고 있어서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사실 마르셀로는 뛰어난 풀백이기는 하나, 수비력도 공격력만큼 좋다고 평가할 수 없다. 지금이야 세계 최고의 풀백이라고 하지만, 마르셀로의 유망주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보여줬던 미숙한 수비를 알고 있을 것이다. 유망주 시절보다 좋아졌을 뿐이지 여전히 마르셀로의 수비력 자체나 판단력 부분은 아쉽다.

 

마르셀로는 지역 방어 형태의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지 대인 방어 형태의 수비는 뛰어나지 않다. 따라서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속절없이 왼쪽 측면을 허용하고 만다. 레알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세르히오 라모스와 카세미루가 이런 마르셀로의 약점을 커버해줬지만, 문제는 지금은 아니다.

 

이는 솔라리와 지단의 수비 전술에서 차이점 때문이다. 지단은 자신이 선수 시절 뛰어난 미드필더 출신이었기에 중원을 활용하거나, 선수들의 조합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특히, 공간을 활용한 압박 전술에 강점이 있었다.

 

지단 시절 중원은 토니 크로스와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가 고정이었다. 여기에 이스코가 선발 출전하는 날에 보여주는 수비 형태는 ‘다이아몬드’에 가까웠다. 카세미루가 이 다이아몬드 형태의 중심 역할을 맡았고 크로스와 모드리치, 이스코가 일정한 공간을 유지하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지역 방어를 펼쳤다. 특히, 마르코 아센시오와 루카스 바스케스를 투입하여 공격이나 수비 상황에서 순간적인 우위를 점하며 안정감을 추구했다.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도 이런 기본적인 다이아몬드 형태의 압박은 유지됐다. 가령 전진 배치된 크로스가 수비 상황에서 복귀하지 못하면, 수비 범위가 넓은 라모스가 대신 들어와서 이 다이아몬드 형태를 유지해서 공간 압박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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