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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멤버’로 전락한 마르셀로,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과부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마르셀로의 최전성기는 2016/2017시즌이었다고 본다. 이때는 레알이 더블을 차지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마르셀로가 경기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공격 상황에서 마르셀로는 뛰어난 개인 기량을 활용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2016/2017시즌 이후 마르셀로는 체력적인 문제점을 겪기 시작했다. 이는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점과 더불어 누적된 피로치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2015/2016시즌까지 레알의 측면 공격력은 막강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측면 공격력이 하락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원인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팀의 핵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노쇠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빠지는 경기가 이때부터 많아졌다. (당시 베일은 레알로 이적한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그것은 후반기의 얘기지 전반기 얘기가 아니다)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대신해 시즌 중반에 지휘봉을 잡은 지단은 초반에는 좌우 측면에서 호날두와 베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베일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호날두 역시 예전만큼 폭넓은 활동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좀 더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전술을 선택했다. 호날두를 좀 더 전방과 중앙에 배치해서 그의 골 결정력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공격 상황에서 공격력에 강점이 있던 좌우 풀백인 마르셀로와 다니엘 카르바할의 비중을 더욱 높였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이 공격과 수비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너무 커지게 된다. 때마침 두 선수 모두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기에 2016/2017시즌까지는 지단의 이런 전술적인 선택지가 잘 통했다. 선수들 역시 나초 페르난데스와 다닐루 같은 백업 수비수들이 있었기에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서 체력적인 안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알은 2013/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네 번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그만큼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만 하고 클럽 월드컵 일정까지 치러야 하기에 이동 거리도 평소보다 많이 늘어난다. 이제까지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잘 극복했지만, 주전 선수들이 어느덧 30줄에 접어들면서 한계에 부닥치기 시작했다.

 

마르셀로의 지난 시즌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전반기 때 2016/2017시즌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반기 때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구단의 UEFA 챔피언스 리그 3연패에 공헌했지만, 서서히 과부하가 걸리는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어느덧 시즌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마르셀로는 예전만큼 공격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영혼의 파트너’ 호날두가 지난여름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공격진과의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마르셀로뿐만 아니라 카르바할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조금씩 기량이 하락했다. 설상가상 심장 문제까지 겪으면서 운동 능력을 조금 상실했다.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2016/2017시즌과 비교하면 공격에서나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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