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훌렌 로페테기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자신의 고충을 고백했다.
로페테기는 유로 2016 이후 스페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로페테기가 이끌었던 무적함대는 A매치 20경기 동안 14승 6무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스페인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 후보로 뽑혔다.
하지만 로페테기가 대회 직전 지네딘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레알과 계약을 맺은 사실이 발표됐다. 이에 루이스 루비알레스 축구협회장은 로페테기를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로페테기가 경질된 이후 스페인 대표팀은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이 이끌었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무적함대는 조별 리그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개최국 러시아에 패해 탈락했다.
영국 공영 방송국 ‘BBC’와 인터뷰한 로페테기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경질된 직후 상황에 대해서 “나는 잠들지 못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하루는 러시아에서 월드컵을 위해 훈련하고 있었는데, 그다음에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새로운 팀에 있었다. 모든 일이 매우 빠르게 흘러갔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감정적으로도 고조됐다. 월드컵을 떠나라는 말을 듣기가 어려웠다. 월드컵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온 꿈이었고 나는 사람이었기에 이 모든 감정을 통제하기가 힘들었다”라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레알 감독 시절에 대해서는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팀은 잘 뛰었다. 하지만 3주 동안 매우 나쁜 경기를 했다. 해결책을 찾을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테다. 그럼 시즌에 걸쳐 [나빴던 기간을] 상쇄하게 될 수 있었을 테니까. 상황이 나아지리라 확신했다”라고 운을 뗀 이후 “나는 시간이 없었다. 그게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라며 레알에서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로페테기는 이번 시즌 14경기 동안 6승 2무 6패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 헤타페와 지로나, CD 레가네스, AS 로마 등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승리했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특히,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1:5로 대패하자 성적 부진으로 로스 블랑코스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그렇지만, 로페테기는 레알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품지 않고 있다. “나는 산티아고 솔라리와 그의 새로운 스태프들, 그리고 선수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은 내게 환상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나는 절대로 레알에 나쁜 말을 하지 않을 테다. 이 구단을 이끈다는 것은 어느 감독에게나 환상적인 경험이다. 나는 좀 더 시간을 갖기를 바랐지만, 미래를 내다봐야 했다”리며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또한, 위르겐 클롭과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프리미어 리그에 합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감독의 미래는 열려 있어야 하는데,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최고의 리그를 선호한다”라고 운을 뗀 이후 “잉글랜드는 환상적인 리그다. 잉글랜드에서 경기를 보면 당신은 분위기와 선수들과 감독을 향한 존중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나는 그걸 느껴보고 싶다”면서도 “물론, 스페인도 훌륭한 선수들과 코치들이 있는 환상적인 리그다. 그렇지만,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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