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②선발 출전 시 기대에 못 미쳤던 모라타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정작 모라타는 선발 출전할 때 기대에 못 미쳤던 적이 많았다. 모라타는 주력이 장점이다. 이 주력을 바탕으로 역습에 능한 선수지만, 문제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거나 패스 타이밍을 기다리며 상대 수비수를 공략하는 기술적인 역습에 약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발 기술력이 좋지 않다. 특히, 공격수임에도 슈팅 기술력이 좋지 않기에 협소한 공간에서 발을 통한 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세컨드 볼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력이나 민첩성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성기 시절 토레스는 상술한 부분에서 강점을 보였던 선수였지만, 모라타는 아니다.
이 때문에 레알 시절 지네딘 지단 감독은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모라타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렇게 되면 모라타의 주력이 더욱 강점을 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레알에서 지단이 카림 벤제마가 부진을 거듭했음에도 계속해서 모라타를 중용했던 이유는 벤제마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 자체가 컸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도 벤제마는 로스 블랑코스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 지능과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퍼스트 터치와 볼 키핑을 비롯한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력에서 건재하다. 특히, 2, 3선까지 내려와서 주변 동료들에게 유기적으로 볼을 배급해주는 공격수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벤제마는 이스코와 함께 지단의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지단은 과거 요한 크루이프와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처럼 볼 소유를 우선시함과 동시에 공간을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 전술을 지향한다. 그리고 조세 무리뉴 감독처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지단이 필드 위에서 이 모든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가는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원에서 유기적인 패스와 공을 소유하며 중원을 장악해 점유율을 높이고, 다양한 위치에서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가는 전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단의 전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패스와 기술력, 그리고 넓은 시야를 가졌던 선수 시절 지단처럼 10번 역할의 선수가 있어야만 하는데, 레알은 이스코뿐만 아니라 10번 역할이 가능한 9번 공격수인 벤제마를 보유하고 있다. 지단은 이 두 명을 기용해 자신의 철학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모라타는 벤제마보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공격수였다. 골 결정력과 주력에서는 벤제마보다 우위에 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돌파하는 플레이를 선호하지만, 이는 상당히 직선적이다. 그리고 넓은 공간을 줘야만 가능하다. 즉, 모라타는 벤제마처럼 주변 동료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다양한 득점 루트를 창출해내는 데 한계가 있는 공격수다.
또한, 연계라는 부분에서도 벤제마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다. 많은 사람이 ‘연계를 잘하는 공격수’를 정의할 때 단순히 높은 패스 성공률과 도움 숫자만으로 해당 선수가 연계에 능하다는 결론을 내리지만, 필자의 기준에서 높은 패스 성공률과 도움은 숫자에 불과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연계라는 개념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주변 동료들과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가, 주변 동료들의 능력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는가, 동료들에게 지속해서 볼을 배급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등이 포함된 개념이다.
이런 개념에서 본다면 모라타의 연계 능력은 그 범위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분명히 그는 팀 동료들에게 직접적인 득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벤제마처럼 유기적으로 볼을 배급하면서 지속해서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거나 동료들의 능력을 향상하는 능력 자체는 떨어지는 선수다.
아틀레티코는 역습에 강점이 있는 팀이지만, 역습 플레이에 적합한 선수가 무조건 성공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 상술한 모라타의 약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가장 평가하기 힘든 부분은 바로 모라타와 앙투안 그리즈만과의 공존이다. 그리즈만은 최전방에서 올리비에 지루와 같은 타겟 유형의 공격수가 있어야 자신의 능력이 극대화되는 유형의 선수다.
그런데 모라타는 그런 부분에서 기대하기 힘든 공격수다. 아틀레티코의 축구 스타일 자체는 모라타에게 적합할지 몰라도 그리즈만과 공존 부분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