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

최강희에 이어 자르딤까지…중국 리그의 문제점을 보여주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중국 슈퍼 리그 도전을 선택했다가 계약 해지된 감독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북현대모터스를 떠나 중국 슈퍼 리그인 톈진 취안젠에 부임했다. 그러나 최근 구단의 소유주인 취안젠 그룹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 및 다단계 판매 혐의로 창업자인 수이후이 등 18명의 관계자가 구속되면서 재정 문제를 겪게 됐다. 구단 역시 톈진의 축구협회로 넘어가면서 기존에 맺었던 3년 250억 원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워졌다.

 

최강희는 팀을 이끌고 1월에 예정됐던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을 떠났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 사이에서 새로이 구단을 인수한 톈진 톈하이가 최강희에게 기존 연봉의 75%가 삭감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톈진은 이전 모기업인 취안젠의 잔재를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최강희와 계약을 백지화했다.

 

AS 모나코에서 성공 신화를 썼던 레오나르두 자르딤 감독 역시 중국으로 도전했지만, 계약 조건으로 결렬됐다. 자르딤은 다롄 이팡 부임이 확정적이었지만, 세부조건을 조율하던 도중 구단 경영진이 원래 제안했던 것과 다른 내용의 계약서를 들고 오자 신뢰의 상실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자르딤 사단은 곧바로 중국에서 철수했다.

 

그동안 중국 리그는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엄청난 자본력 덕분에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스카와 헐크, 하미레스, 파울리뉴, 그라치아노 펠레 등과 같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서둘러서 일을 진행하면 결국 일을 그르치는 법이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결국에는 보인다. 중국 리그는 급성장한 만큼 문제점도 많다. 분명히 자본이 많은 구단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구단들도 있다.

 

또한, 중국은 오랫동안 유교 국가였기에 지도부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성향이 강하다. 많은 구단이 모기업에 의존하는데, 이런 이유로 경영진과 감독이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모기업들은 당장 투자한 성과를 내고 싶어 하기에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감독이 곧바로 경질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톈진처럼 모기업의 상황에 따라 구단의 운명이 결정되는 위험성이 높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공산당이 집권하는 일당독재체제 국가다. 중국 민영기업들은 국가의 지도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리고 국가가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심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중국 정부는 당 대회를 앞두고 국외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이 때문에 FC 인터 밀란을 소유하고 있는 쑤닝 그룹은 친(親) 시진핑파 그룹임에도 인테르에 거액의 자본을 투자할 수 없었다. 또한, 다수의 민영 기업이 당 대회를 전후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악화하면서 시진핑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예로부터 많은 국가가 내부에서의 단속을 통해 외부에서의 불안을 막아냈다. 기업들을 향한 정부의 통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중국 리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테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